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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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활동으로 지구 환경은 급격히 변화했다. 집중호우·폭염·혹한·대기를 뒤덮은 황사와 초미세먼지 등 유례없는 기상이변 속에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자리한다.

오스트리아 국립대학 인류학자인 로드 램버츠(Rod Lamberts) 박사가 호주 매체 ‘더컨버세이션’에 이러한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해설했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의 피해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1. 어린이의 건강 악화 위험 증가

유력 의학잡지 랜싯(The Lancet)은 ▲기후 변화에 따른 흉작이 가져온 식량 문제 ▲감염 확산 ▲화석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의 요인으로 어린이의 건강피해가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 휴가 계획에 차질

장기휴가를 내고 놀러갈 경우 목적지 결정에 중요한 것은 여행지의 날씨와 기후다. 그러나 2005년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인기 있는 관광 명소는 해마다 변하고 있다.

가령 호주 동북부 해안에 펼쳐진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천국으로 불리며 전세계 다이버에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러나 산호의 백화현상이나 가시관불가사리 (학명:Acanthaster planci)의 이상 번식 등은 해양생태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또 이상기후로 인한 열대성 저기압은 지속적으로 그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어, 비행기 지연 등 휴가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3. 스포츠에 너무 더운 날씨

2020 도쿄올림픽 마라톤·경보 종목이 도쿄가 아닌 삿포로에서 열리게 됐다. 폭염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매년 1월에 열리는 호주 오픈 역시 선수와 관객이 열사병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지적되는 등 아웃 도어 스포츠의 경우, 외부온도 상승으로 인한 건강 위험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생산성기구(APO)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향후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는 등 단순한 야외 활동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4. 겨울 스포츠에도 영향

기후 변화의 영향은 여름 스포츠뿐 아니라, 적설을 이용한 겨울 스포츠에도 해당된다. 환경보호 단체인 'POW(Protect Our Winters)'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강설량이 감소하면 평균 시즌에 비해 평균 10억 달러(1조 1585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국내 스키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한국의 평균 적설량은 0.3㎝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적설량 부족 문제로 향후 30년 내 프랑스에 있는 스키장 80~300곳이 폐장할 가능성이 있다.

5. 사라지는 역사 유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그린랜드와 남극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은 1993년부터 2015년까지 23년간 전세계의 해수면이 평균 7cm 이상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23cm 이상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물의 도시’로 불리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수위 상승으로 역사적 도시가 수몰될 것을 막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니스는 53년 만의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해 수위가 187cm까지 치솟았다. 베니스 시장은 "이번 홍수는 기후변화와 분명한 연관이 있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를 호소했다.

유네스코(UNESCO)는 해저 유적과 난파선이 염분농도 및 해수온도 상승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6. 초대형 산불 증가

건조한 기후 지역이 많은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대형 산불의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호주 산불은 이웃인 뉴질랜드를 비롯해 멀리 남미까지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호주의 초대형 산불로 인한 연기가 지구 한 바퀴를 돌아 호주로 되돌아온다고 밝혔다. 연기와 함께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도 4억 톤 넘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7. 야생 동물 감소

환경 변화의 피해를 받는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도 해당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5월 개최된 '유엔 생물 다양성 과학기구 총회(IPBES)' 국제회의에서는 "인간의 활동으로 100만 종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로버트 왓슨 IPBES 의장은 "생태계 악화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생물이 다양성을 잃는 것은 세계경제, 식량안보, 건강, 그리고 인간 삶의 질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8. 커피 가격의 상승

2019년 1월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세계에 존재하는 124종의 야생 커피종(種) 가운데 60%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지구 온도 상승과 삼림 벌채 등으로 커피 재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은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 가든(Kew Garden)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2038년에는 커피 생산량이 현재보다 약 40~5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확대되고 있는 커피 수요에 반해,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면 커피 가격의 상승은 당연하다.

9. 좋은 와인이 줄어들 가능성

와인 원료인 포도 역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와인의 맛은 포도가 결정하는데, 포도의 맛은 재배되는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달라진다.

기후변화로 인해, 온도와 물의 양, 토양의 질이 변하면 결국 와인의 맛도 크게 바뀐다. 2013년 발표된 논문은 "세계적 와인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인은 50년 이내에 소멸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영국 치체스터(Chichester) 지방은 기후변화로 프랑스 샹파뉴 지방과 비슷한 기후 변화해, 최근 와인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와인 농가가 기후변화로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와인 농가가 탄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이러한 새로운 와인 농가 역시 와인 생산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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