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협의완료‘ 됐다더니…인천시 ’금시초문‘

데일리포스트=민주당의 청년 신혼부부 표심 노린 '주토피아'
데일리포스트=민주당의 청년 신혼부부 표심 노린 '주토피아'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마치 10만호 공급이라고 하는데 결국 공급 예정인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 5만호를 차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초 공급하겠다는 것을 이들(청년·신혼)에게 떼어서 주는 것이지 새로운 공급 정책은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주토피아’ 풀이하면 영화 속에서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나오며 교양있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신혼부부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주택 10만 호 공급을 3호 공약으로 제시한 이른바 ‘주토피아’ 정책이다.

선거철만 되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부동산 공약의 일환인 청년 신혼부부 주택 공약의 골자는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 공급과 대출금리 인하 등을 통한 금융지원을 대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공약은 당초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대학생과 청년의 주거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공공임대 공급 확대 공약을 재탕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민주당은 이 대목에서 지난 공약에서처럼 단순 공급이 아닌 맞춤형 타운을 조성해 일자리와 주거, 아이 키우기가 이뤄질 수 있는 자급자족 도시를 설계하겠다는 차별화된 청사진을 제시했다. 말 그대로 영화 속 환상의 도시 ’주토피아‘의 탄생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설계하는 공급 계획의 세부 내용은 ▲ 수도권 3기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내 청년벤처타운, 신혼부부 특화단지 연계 청년·신혼 부부주택 5만 호 공급 ▲ 광역 및 지역 거점 구도심 내 혁신지구 도시재생 사업 및 첨단복합 창업단지 조성 연계 4만 호 공급 ▲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 및 국공유지에 행복주택 및 신혼희망타운 연계 청년·신혼주택 1만 호 공급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는 지난 2018년 12월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이다. 결국 민주당은 기존 공급 계획이던 주거정책에 청년과 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하고 도시 조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조금은 환상에 가까운 이번 청년 신혼부부 주거 공약에 시장 전문가들은 맞춤형 주거정책은 긍정적인 시그널이 기대된다면서도 기존 수도권 3기 신도시 주택 정책의 또 다른 구성이라는 불편한 시각도 팽배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은데 좋은 점은 청년 신혼부부들이 최근 5년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주거 고민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약은 긍정적이지만 방법론은 다소 안타까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30만 호 공급이 예정된 3기 신도시에서 5만 호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이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것은 새로운 공공물량의 신규 창출이 아니라 변형된 공급이며 무엇보다 도시재생뉴딜 정책과 3기 신도시 정책이 무엇이 틀린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의 4.15 총선의 3호 공약이기도 한 이번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공급 과정에서 공급 지역으로 지목된 수도권 3기 신도시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을 염두한 지자체간 갈등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은 ”각 지자체와 합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열린 공약 발표에 나선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본 공약을 오랜 기간 준비하고 설계해 안을 만들었다“면서 ”지자체와 정부, 관계 부처 등과 충분히 협의한 부분으로 집행에 들어가는 과정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부의장의 설명과 달리 데일리포스트가 청년 공공주택 공급 예정지인 인천 계양 지자체 인천광역시에 문의한 결과 아직 협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광역시 관계자는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부담도 있는 만큼 실제 실행되면 소통을 가능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협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윤 부의장의 ’협의 완료‘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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