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시, '비문명화 행위' 바로잡기 위해 신원 공개
中정부, 올해 4억 대 이상의 감시카메라 설치 계획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Red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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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민지 기자] 중국 정부가 하이테크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에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그 어느 국가들보다 앞서 있다. 

동시에 중국의 '감시' 수준은 그 어떤 국가보다 강력하다. 전 세계에서 감시카메라(CCTV)가 가장 많은 도시 10곳 중 8곳이 중국에 있으며, 그 개수만 260만개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국가가 개개인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빅 브라더' 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 잠옷 입고 나갔다고 신원 공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We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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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쯤은 누구나 잠옷을 입고 집 앞 슈퍼마켓에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를 '비문명화 행위'라고 꼬집어 비판한다.

더 나아가 누가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안면인식 기술이 장착된 CCTV 통해 확인하고 찾아내 공개까지 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도시관리부가 잠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비문명화된 행위'를 바로잡겠다면서 잠옷을 입고 있는 1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쑤저우시 도시관리부 측은 당시 '창피를 줘서 그러한 행동을 다시 하지 못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 니 국제앰네스티 중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안면인식 기술은 적법한 목표와 목적이 있을 때 사용되어야만 한다"며 "잠옷을 입은 사람을 창피주기 위해 해당 기술이 사용된 것은 기술의 남용"이라 지적했다.

쑤저우시 도시관리부는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잠옷을 입은 행인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한 후, 해당 정보를 삭제한 상태다. 

◆ "범죄자 추적, 또는 편의성 위한 것"

중국인의 감시 시스템이 지금까지 큰 논란 없이 성장해 온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이 모든 것이 '개인의 감시'를 위한 것임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그 많은 감시카메라를 도시 곳곳에 설치하면서는 '우리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안면인식 시스템을 강화하고는 '우리의 편의를 위해'라고 선전하고 있다. 

실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기술 발전의 결과'이기에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안면인식 기술은 중국인 삶에 이미 깊숙이 파고든 상태다. 

중국 정저우시에서는 지하철을 탈 때 따로 카드나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얼굴인식으로 요금이 자동으로 계좌에서 출금된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서도 얼굴인식으로 결제, 자동차 문도 얼굴인식만으로도 열 수 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로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인 공간에서도 특정 인물을 찾아내 신원을 확인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중국의 CCTV는 사람의 시력보다 5배 더 디테일한 확인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中, 세계 최대 감시 사회 될까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되며 세계 최대 감시 사회 '중국'에 대한 논란도 안팎으로 거세질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안면 인식 기술을 홍콩 시위대 신원 파악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의심 행동 감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이미 받는 중이다. 

그런데도 중국의 정부는 감시사회 진입에 속도를 계속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스카이넷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까지 중국 전역에 4억 대 이상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2021년까지는 5억 6700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카메라 설치 대수보다 4.5배 많은 것이다. 

중국 역시 대외적으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는 있다.

중국 정부가 밝힌 인공지능(AI) 원칙에 따르면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존중은사(尊重隱私) 항목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중국이 정책적으로 CCTV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원칙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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