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I 시장 선점 위해 알렉사 생태계 확장 ‘잰걸음’

캐딜락에 탑재된 알렉사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GM 제공
캐딜락에 탑재된 알렉사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GM 제공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글로벌 IT 공룡 아마존이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Alexa)' 탑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자동차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알렉사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우디·포드·렉서스·링커·토요타 등 특정 차량에 이미 탑재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쉐보레·뷰익·GMC·캐딜락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아마존이 이탈리아 '람보르기니'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제휴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렉사 서비스를 차량 내에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 람보르기니 홈페이지

아마존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중인 AI를 ‘비서’라는 가장 익숙한 형태로 구현하는데 성공하며 AI 홈스피커 시장을 장악했다. 이젠 스마트홈을 넘어 자동차 영역에서도 주도적인 인터페이스가 되기 위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 차량으로 확대된 AI 비서 전쟁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의 누구, KT의 지니, 삼성의 빅스비 등 최근 몇 년간 다양한 AI 음성 서비스가 등장했고 폭넓은 단말에 탑재되며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자동차에서 집에서 가능했던 모든 제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는 시판 가격이 20만 달러 이상인 스포츠카 '우라칸 EVO'에 알렉사를 표준 장비로 탑재하기로 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람보르기니가 공개한 아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리비안 오토모티브 역시 알렉사를 자사 전기차(EV)에 탑재할 계획이다.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미시간 플리머스에 본사를 둔 직원수 약 1000명의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아마존이 7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리비안은 2018년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모터쇼에서 자사가 개발한 EV를 처음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개발 중인 픽업트럭 'R1T'와 SUV 'R1S'를 올해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투입할 예정으로, 해당 차량들에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다.  

아마존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물류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비안 배송용 전기밴 10만대를 2024년까지 공급받기로 한 상태다. 아마존 밴은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는 전 미쓰비시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1년 양산 예정인 밴에도 알렉사가 탑재된다. 

운전자는 자동차에서도 음성 명령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도로상황을 안내받으며, 전화를 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아마존 스마트홈 단말과도 연동돼 집안 내 가전을 작동시키거나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 Unsplash

이번 제휴는 지난 7일 개막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를 앞두고 발표됐으며, CES에서도  전시부스를 모빌리티 쪽으로 정하고 알렉사 탑재 차량 3대를 선보였다. 아마존은 2017년부터 포드·아우디·BMW·토요타 등 자동차 제조사 10개사와 유사한 파트너십을 맺고 알렉사 차량 탑재에 힘을 쏟고 있다.

아마존은 이와 함께 엑슨모빌·파이브서브와 손잡고 알렉사 기반의 주유소 안내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가맹점 수는 연말까지 1만5000 점포를 넘어설 전망이다. 

고객이 주유소에서 알렉사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요청하면 주유소 위치와 주유기 번호 등을 자동 인식, 아마존 계정에 등록된 정보를 이용해 페이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 생활 속으로 스며든 AI..한층 뜨거워진 주도권 경쟁  

미래 패권 국가로 거듭나는 핵심 열쇠로까지 주목받는 인공지능(AI). AI를 일상으로 끌어들인 알렉사 등의 AI 비서는 글로벌 IT 각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로 탄생했다.

ⓒ flickr

과거 스마트폰 OS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AI로 경쟁의 축이 옮겨진 셈이다. 이에 따라 상호 영역의 침범과 공존,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이 반복되며 그 어느 때보다 혼잡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고정 관념을 깬 결합도 속속 탄생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의 협업과 지난해 12월 아마존·애플·구글 등 IT 공룡들이 모여 체결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통한 프로젝트 커넥티드 홈’ 프로젝트다. 이는 각사 스마트홈 기기의 호환성 향상을 위해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새로운 표준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십이다. 

이와 관련해 CNBC “모든 고객이 보다 스마트홈을 쉽게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 이례적인 파트너십”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홈, 특히 AI 스피커로 대표되는 AI 플랫폼 시장은 현재 아마존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2019년 3분기(7~9월) 전세계에서 출하된 AI 스피커 대수는 286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9% 급증했다. 2019년 3분기 업체별 AI 스피커 출하대수는 아마존이 점유율을 36.6%(판매대수 1040만대)로 선두이며, 후발주자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 카날리스 보고서 (19.3Q)

업계 전문가들은 AI를 둘러싼 경쟁이 아직 여명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승패의 열쇠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각사의 AI 개발은 딥러닝 기반이기 때문에 기술적·구조적으로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구글은 AI 소프트웨어 ‘텐서플로(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차별화의 핵심 요소는 '데이터'에 있다. 딥러닝은 무수한 데이터를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여 발전하는 방식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해 AI를 한층 더 진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의 AI 기술 반전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현재 AI 감정해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알렉사 수석 개발자 로힛 프라사드(Rohit Prasad)는 “알렉사는 향후 보다 자연스럽고 유연한 대화는 물론, 이용자의 감정을 읽고 각기 다른 톤의 목소리로 답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대화 속에서 사용자 행동을 예측해 여러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아마존 홈페이지

아마존은 알렉사 생태계 구축에 매진하는 한편, 알렉사 플랫폼의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IT미디어 디인포메이션이 지난 12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은 알렉사가 지원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것인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알렉사가 탑재된 디지털 제품은 지난 홀리데이 시즌에만 수천 만대가 팔려나갔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알렉사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중인 아마존이 결국 데이터의 주도권을 잡고, AI 경쟁에서도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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