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회장 전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KT 새노조 “적폐 경영 후계”

데일리포스트=KT 새노조 "구현모 선임은 적폐 경영 후계"
데일리포스트=KT 새노조 "구현모 선임은 적폐 경영 후계"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황창규 회장의 색깔을 지우고 나섰지만 쉽게 지워질 수 없지요. 황 회장 출범 초기 비서실장 맞고요. 누구보다 황 회장과 호흡을 함께 맞췄던 만큼 항간에 떠도는 다양한 구설수가 결코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KT 전 임원 출신 OOO)

‘경영고문 부정 위촉’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회장의 바통을 이을 새로운 수장 후보로 황 회장의 전 비서실장 출신인 구현모 씨가 확정됐다.

지난 27일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을 보고 받은 이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씨를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KT 이사회가 전원합의를 통해 구 씨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한 것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KT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는 게 구 씨를 전원합의를 통해 KT를 이끌 사령탑으로 선정했다는 게 KT 이사회의 변이다.

실제로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구 씨의 선정 결과에 대해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고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다.”며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치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KT 이사회는 고객과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고 구 후보자는 이를 수용했다.

그 첫 번째로 지금까지 사용했던 ‘회장’이라는 직급이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수렴해 종전 ‘대표이사 회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낮추고 급여 등 처우 역시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춘다.

둘째 CEO 임기 중 법령,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채용 비리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 받은 이석채 전 KT 회장에 이어 ‘경영고문 부정 위촉’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창규 회장 등과 같이 부정한 경영을 통해 수사를 받을 경우 이사회의 강제적인 사임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이른바 ‘조건부 선임안’을 구 씨는 수용하고 바통을 이어받게 된 것이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후보자로 적극 참여해주신 37명의 사내외 회장후보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KT 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KT 이사회의 이 같은 공정과 투명성을 강조한 회장 후보 선정을 놓고 일각에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 ‘조건부 선임’ ‘적폐경영 후계자 선임’이라며 KT 이사회의 선임 결과에 직격탄을 날렸다.

KT 새노조는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KT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황창규 회장의 적폐 경영과 줄대기 경영에 대해 평가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후보자 선출”이라며 “황 회장의 비서실장이며 핵심 측근인 구 씨를 새 회장 후보로 선임한 것은 이사회가 강조한 기업가치 성장과 확실한 비전을 오히려 역행시키는 치명적인 오류”라고 일갈했다.

한편 황창규 KT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KT 새 사령탑 후보인 구현모 씨는 오는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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