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플라스틱 쓰레기의 새로운 발견 / 김민아 인턴기자
데일리포스트=플라스틱 쓰레기의 새로운 발견 / 김민아 인턴기자

[데일리포스트=김민아 인턴기자] 국제 환경 단체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축구장 100개를 웃도는 무게와 맞먹는 규모이며 바다로 버려진 막대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의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바다에서 표류하며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오염에서 멈추지 않고 80% 이상이 파고에 휩쓸려 육지까지 흘러들어와 토양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육지에서 수백 K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버려졌던 쓰레기가 다시 해안을 따라 인류에게 되돌아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토양과 해양 등 지구촌 곳곳의 생태계를 파괴하며 인류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나선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류에게 유익한 의약품 원료로 재활용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버리는 이른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을 의약품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환경오염 주범인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방안에 청색등이 켜졌다.

한국화학연구원 김희택·주정찬·차현길 박사팀과 고려대 김경헌 교수팀, 그리고 이화여대 박시재 교수팀은 페트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의약품과 플라스틱 원료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 연구진은 물을 이용해 PET를 단위 분자인 단량체로 친환경 분해한 뒤, 미생물로 이를 유용소재로 전환하는 방법론을 설계했다.

먼저 전자기파 일종인 마이크로파 반응기로 PET를 물과 반응시켜 분해했다. 230도 조건에서 PET를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로 99.9% 수율 화학분해 하는데 성공했다.

분해한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은 미생물을 활용해 다양한 원료화했다. 테레프탈산은 갈산·카테콜·피로갈롤·뮤콘산·바닐락산으로 전환했다. 에틸렌글리콜은 글라이콜산으로 변화시켰다.

연구진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유용 물질이다. 갈산은 항산화제 의약품 중간체로 쓸 수 있다. 뮤콘산은 플라스틱 단량체로, 바닐락산은 의약·화장품용 방향 성분으로 쓰인다

연구진은 새로운 기술로 제한적이던 기존 PET 재활용 방법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PET 섬유를 회수해 기계적이거나 화학적 방법으로 새로운 PET 제품을 만드는 수준이었다. 이것마저도 문제점이 많았다. 기계적 방법은 가공 중 PET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화학적 방법은 비용이 높다.

김희택 화학연 박사는 “폐기물 취급을 받던 폐플라스틱을 원료·소재화하는 기술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연구 성과를 토대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지속 가능한 화학과 공학'(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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