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5. “쿠팡은 일본 자본”…‘독일 자본’ 배달의민족의 '비겁한 변명'
[저널리즘] #5. “쿠팡은 일본 자본”…‘독일 자본’ 배달의민족의 '비겁한 변명'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19.1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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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반일감정 자극 나선 배달의민족은 게르만민족이냐? ‘맹비난’
데일리포스트=배달의민족...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
데일리포스트=배달의민족...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김봉진 대표 참 말장난 심하네요. 반일감정 이용해서 웃기는 궤변, 일본 자본에 국내시장 위협 느껴 생각한 것이 고작 독일 자본에 성공한 스타트업 매각한 것입니까? 진짜 밑바닥이 보이는 대목입니다.” (포털 ID Tur***)

“입을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지요. 공정위에서 독과점 우려돼 합병 승인 안해줄 것 같으니까 연막 치는 것 보소? 점유율 90% 넘는 거대 기업이 쿠팡이라는 경쟁사 있으니 독점 아니다. 그러니 합병 승인해줘라 이게 목적이잖아요. 게르만 민족님아~” (포털 ID Cult***)

지난 13일이다.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 인수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각 언론에 배포됐다. 보도자료의 내용에는 유난히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다.

"쿠팡이 일본 자본을 통해 시장을 파괴하려 한다."는 식의 내용이다. 가뜩이나 첨예한 갈등국면에 선 한일 관계에서 '반일 감정'을 제대로 자극하며 독일 자본 유입의 목적이 쿠팡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처럼 국내 토종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과거 국내 스타트업의 레전드로 손꼽혔던 ‘요기요’, ‘배달통’을 인수합병한 독일 기업 DH에 4조 원에 인수 절차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은 음식배달이라는 기존 단순 음식 사업에서 크게 벗어나 혁신적인 ‘플랫폼’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국내 ‘배달 플랫폼’의 지평을 열었다.

3000만 원이라는 소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불과 9년 만에 4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머드급 가치로 키워낸 우아한형제들은 이제 인수합병에 나선 DH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또 다른 도전과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벽 높은 정부의 규제와 대기업의 독점에 맞선 소규모 스타트업이 기술 하나만 믿고 이처럼 거대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례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극히 드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新시장 개척을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섰던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닌 미래 성장 동력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제대로 꿰뚫은 거시적 경제법칙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김봉진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나선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스타트업 기업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매출 3조 원, 국내 스타트업으로 6번째 유니콘 진입이다.

이처럼 3000만원의 자본금을 밑천으로 천문학적 수치의 매출을 쌓아 올리며 유니콘 대열에 진입한 배달의민족은 요기요와 배달통과 더불어 국내 시장 점유율 90%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누가 봐도 국내 배달앱 업계의 거대한 아성을 쌓아 올린 배달의민족과 견줄만한 경쟁사는 쉽게 나올 수 없다는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르만 민족인 독일의 자본을 통해 인수합병에 나선 우아한형제들이 매각 발표 당일 뜬금없이 신생 배달앱 ‘쿠팡이츠’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을 콕 찍어 “일본계 자본을 끌어들여 토종 앱 시장 파괴를 꾀하고 있어 이에 견제할 수단으로 DH와의 합병을 선택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의 주장처럼 쿠팡이 쿠팡이츠의 출범을 위해 출자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으로 일본 자본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억측”이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글로벌 펀드 기업인 ‘비전펀드’로부터 30억 원을 투자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우아한형제들의 보도자료 내용은 철저히 언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쿠팡이츠는 이제 출범 6개월도 안된 신생이며 점유율도 1% 미만인 만큼 쿠팡이츠가 국내시장을 교란시키고 파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자신의 기술을 인정받고 더 많은 이익을 좇기 위해 그리고 브랜드의 몰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인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탄생하고 대한민국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아 성장한 기업들이 이제 최고의 위치에서 외국기업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는 그다지 유쾌한 소식은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토종 브랜드가 4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고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가 시장 점유율 1% 미만의 쿠팡 견제를 강조한 우아한형제들의 주장은 참으로 옹색하기 짝이 없다.

토종 브랜드 ‘배달의민족’이 이제 독일의 브랜드 ‘게르만민족’으로 돌변하고 있는 오늘 오래전 감상했던 영화 ‘실미도’가 생각났다. 영화의 말미에 총을 든 설경구가 부대장 안성기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그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막대한 독일 자본으로 토종 브랜드를 매각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반일 감정을 자극하며 일본 자본을 투자받은 쿠팡을 앞세워 강조한 ‘비겁한 변명’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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