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강제 징수 및 명단 공개

데일리포스트=국세청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
데일리포스트=국세청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사례 1. 부동산 양도대금을 13회 걸쳐 현금 인출하고 위장 전입한 체납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들 소유의 아파트를 수색해 강제 징수에 나선 체납징세과 직원은 깜짝 놀랐다.

“세금은커녕 수입이 없어 아들 집에 얹혀살고 있다.”며 언성을 높이는 체납자의 아들 소유의 아파트 보일러실을 수색하던 중 구석에서 숨겨 둔 쇼핑백과 체납자의 외제차 트렁크에서 거액의 현금다발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발뺌할 수 없는 체납자 앞에서 징세과 직원은 9400만원을 징수했다.

#사례 2. A씨는 수십억 원 규모의 공장건물을 양도하기 전 보유하고 있던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양도대금 가운데 10억 원을 현금 인출했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고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징세과 직원들은 현 주민등록지에 위장 전입한 A씨의 주민등록 이력이 있던 타 지역에 수 차례 잠복 끝에 실거주지를 확인하고 수색에 나선 결과 여행용 가방 속에 꽁꽁 감춰 둔 5억 5000만원의 현금을 찾아내고 이를 강제 징수했다.

국세청이 2억 원 이상 고액 상습체납자 6800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상습적으로 체납을 일삼은 고액 체납자들의 자택 등을 수색해 찾아낸 현금과 재산을 강제 징수했다.

4일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 상습체납자들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고 국세를 2억원 이상 고의로 납부하지 않은 사람과 법인으로 총 체납액이 5조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 가운데 가장 많은 체납액을 기록한 온라인 도박업체 운영자 홍영철씨의 경우 1600억원으로 개인 체납자 중 가장 많은 체납액을 기록했으며 건설업체 코레드하우징은 450억원으로 법인 체납자 최고액을 기록했다.

또 드라마 ‘구암 허준’,‘올인’,‘아이리스’를 집필한 방송작가 최완규씨 역시 양도소득세 등 13억 9000만원을 체납했다.

이처럼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하고 재산을 은닉한 이들의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등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관할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했다.

국세청은 지난 10월까지 형사고발과 민사소송 등을 통해 약 1조 7000억원의 세금을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효과적인 징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무서 체납전담조직을 개편하고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 체납업무를 전담하는 체납징세과를 신설,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세무서 체납징세과는 압류와 공매 등 통상적인 체납관리 업무 뿐 아니라 지방청 체납자 재산추적과 같이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업무도 수행해 납부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하는 체납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징수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자의 은익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국세청의 노력 뿐 아니라 국민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절실하다.”면서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세금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고액 상습체납자가 더 이상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은닉재산 추적과 징수에 나서는 한편 세금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사업자에 대해 체납처분유예 및 징수유예 등 세정지원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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