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자 퇴진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모회사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 선임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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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글로벌 인터넷 기업 ‘구글’의 두 공동창업자가 한 날 한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의 퇴임은 발표와 함께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지난 21년간 구글을 최고의 기업으로 이끈 두 주역이 40대 중반에 일선에서 갑자기 물러나기로 전격 발표한데 대해 업계는 뜻밖의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구글 공동 창업자, 경영 일선서 ‘아름다운’ 퇴진
 
구글 공동 창업자이지 모회사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46)와 사장(president) 세르게이 브린(46)이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12월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임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맡게 될 예정이며, 브린의 사장 자리는 없어진다.  

구글과 알파벳을 이끌 피차이 CEO
구글과 알파벳을 이끌 피차이 CEO

이들은 1995년 스탠퍼드 대학원생으로 만나 1998년 구글을 세웠으며, 세계 최대 검색엔진이자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구글(알파벳) 시가총액은 8931억달러(한화 1060조원)까지 커지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알파벳은 구글 모회사로 2015년 구글 조직 개편 당시 설립됐다. 이 조직 개편에 따라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산하에 구글을 비롯한 많은 기업을 두고 있다.  

이처럼 회사가 성장하자 알파벳 체제로 전환한 이후, 두 사람은 구글 경영에는 사실상 거의 손을 떼고 자율주행차와 스마트도시 등 창의적인 연구단계 사업에 몰두하는 한편,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인재를 물색하기로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영입했다. 

3일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 공식 블로그에 "구글은 1998년 탄생했다. 회사가 사람이라면 21세의 젊은이가 집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할 시간이다. 이제 조언과 사랑을 제공하되, 일상적으로 잔소리는 하지 않는 자랑스러운 부모 역할을 맡을 때"라며 사장 겸 CEO에서 물러날 의사를 전했다. 

◆ 구글-알파벳, 피차이 CEO 원톱 체제로 

알파벳의 새로운 수장이 된 피차이 CEO는 구글과 지주회사 알파벳을 원톱 체제로 이끈다. 피차이는 1972년생으로 스탠포드대와 와튼스쿨을 졸업했다. 2015년 11월 구글 CEO에 올라선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인수해 구글을 크게 성장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세르게이 브린(왼)과 래리 페이지(오)
세르게이 브린(왼)과 래리 페이지(오)

페이지와 브린은 "알파벳과 구글, 그리고 나머지 기업은 독립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관리구조를 단순화할 시기다. 회사를 경영하기 위한 보다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 알파벳과 구글에는 더 이상 '두 명의 CEO와 한 명의 사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순다르 피차이가 알파벳과 구글의 CEO를 역임하게 된다. 그는 구글을 이끌고 알파벳의 투자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알파벳 CEO 및 사장에서 물러나지만 회사 의사결정에는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현재 각각 알파벳 지분 5.8%, 5.6%를 갖고 있는데, 주당 의결권 10표를 행사하는 차등의결권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두 사람은 알파벳 이사회에서 과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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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사·주주·공동설립자로서 회사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며 "특히 열정을 쏟는 과제에 대해 순다르 피차이와 정기적으로 계속 논의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을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한편, 구글뿐 아니라 알파벳도 짊어지게 된 피차이 CEO는 핵심사업인 온라인 광고 사업은 물론 알파벳이 추진해온 첨단 기술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한편, 정부의 반독점 혐의 조사와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계의 거센 도전에도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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