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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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편두통은 뇌와 뇌신경 및 뇌혈관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두통의 한 종류다. 수천만 명이 앓고 있는 편두통은 단순히 두통뿐 아니라 구역질·구토·현기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질병이다.    

편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환경 호르몬이나 유전 외에도 치즈·레드 와인·초콜릿 등 특정 음식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글루텐으로 유발되는 편두통이 주목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학 교수인 로렌 그린(Lauren Green)은 비영리 온라인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글루텐 편두통의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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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보리·호밀 등에 포함된 단백질 일종인 글루텐 면역 반응으로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을 만성소화장애 ‘셀리악 병(coeliac disease)’이라고 한다. 최근 연구를 통해 셀리악 병 환자의 글루텐 섭취와 편두통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일반인이 글루텐을 섭취하면 음식은 위장을 지나 영양이 흡수된다. 반면 셀리악 병을 앓는 사람의 면역체계는 글루텐을 외부 적이라고 판단해 공격을 시작한다. 공격에 사용되는 감마 글루타밀 전달효소(γ-glutamyltransferase) 항체가 위장에서 흡수되는 글루텐을 파괴하는데, 문제는 건강한 조직까지 공격한다는 것이다. 

조직 손상과 같은 이상이 생기면 우리의 몸은 경고 징후인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은 몸 곳곳에서 일어나 위장문제·피로·학습장애·두통 등으로 이어진다.  

초기 연구에서 편두통 원인은 혈관 확장에 있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삼차신경 혈관통로(trigeminovascular pathway,이하 TVP) 내 신경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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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에 의해 TVP가 활성화하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히스타민(histamine)을 비롯한 화학물질이 방출된다. 이 때, TVP 신경은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티드(CGRP)라는 편두통 유발 물질을 방출한다. 

CGRP가 방출되면 수막(meninges) 혈관이 확장돼 수막에서 단백질과 수분이 흘러나오고, 이것이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인식하는 시상(thalamus) 등 다른 뇌 부위까지 메시지를 보내 편두통이 일어나게 된다. 지난해 CGRP단클론항체 신약이 편두통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CGRP가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지한다. 

더 컨버세이션은 “일반적으로 식품에 의한 편두통은 섭취 후 15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셀리악 병으로 진단된 사람은 글루텐을 제거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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