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3‘한류스타’ 구하라의 안타까운 죽음…‘열심히’로는 이겨낼 수 없었던 ‘정신적 고통’
[저널리즘]#.3‘한류스타’ 구하라의 안타까운 죽음…‘열심히’로는 이겨낼 수 없었던 ‘정신적 고통’
  • 곽민구 기자
  • 승인 2019.11.25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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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구하라 SNS)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구하라 SNS)

[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 K팝 한류를 이끌던 걸그룹 카라 출신 멤버 구하라가 세상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구하라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구하라의 사망 조사와 관련해 신변을 비관하는 손글씨 메모가 발견됐고,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하라에게 2019년은 그 어느 해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던 해였음이 분명하다. 지난해 불거진 전 남자친구와 법적공방을 이어오며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올해 이미 한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26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구하라는 걱정해 주는 팬들을 향해 SNS를 통해 “미안하고 고마워요. 더 열심히 극복해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게요”라고 삶에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까지 일본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예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세상을 떠난 고(故) 설리의 죽음은 구하라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일본 활동 중 비보를 접한 구하라는 SNS 라이브 방송을 켜고 “그곳에서 정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잘 지내.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며 오열하며 슬픈 마음을 드러냈다.

힘든 순간마다 구하라는 자기 암시처럼 “열심히 살겠다”는 말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그 다짐을 지켜내는 것이 그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됐을지도 모른다. 결국 구하라는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42일 만에 절친의 곁으로 갔다. 그가 하루 전 SNS에 남긴 ‘잘자’가 그의 마지막 말이 됐다.

구하라는 대표적 ‘한류스타’로 꼽힐 만큼 빛나는 삶을 살아왔다. 1991년생인 그는 걸그룹 카라의 새 멤버로 합류, 2008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 존폐기로에 놓였던 카라는 새 멤버 구하라, 강지영의 합류 후 ‘프리티걸’과 ‘허니’를 발표하며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카라는 2009년 7월 30일 발표한 정규 2집 ‘Revolution’의 수록곡이던 ‘미스터’가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흥행하며 한류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이어 ‘루팡(Lupin)’, ‘Jumping’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그 위상을 견고히 했다. 특히 카라는 2011년 일본 싱글 ‘제트코스터 러브’로 해외 여성 그룹 최초로 오리콘 싱글 차트에서 주간 차트 1위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다.

구하라는 카라로서의 활동 외에도 특유의 운동신경과 털털한 성격으로 ‘청춘불패’, ‘아이돌 육상대회’, ‘주먹 쥐고 소림사’ 등의 예능에서도 활약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DSP미디어와 계약 만료 후 키이스트, 콘텐츠와이로 소속사를 옮기며 구하라는 솔로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1월 31일을 끝으로 콘텐츠와이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소속사 없이 활동한 그는 지난 6월 일본 프로덕션 오기와 전속계약을 체결, 11월13일 솔로음반 ‘Midnight Queen’을 발매했다. 이 음반이 구하라의 유작이 됐다.

K팝 한류를 이끈 구하라의 죽음에 외신들 역시 이를 보도했다. 더불어 샤이니 김종현과 설리(최진리) 사례를 언급하며 K팝 스타들이 겪고 있는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K팝 스타들에게 정신적 압박을 주는 문제로 외신들은 사생활의 노출로 인한 대중의 검증, 실생활의 통제, 악의적인 온라인 비방 등을 꼽았고, 어린 시절부터 이런 환경과 맞닿아 있기에 정신 건강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함을 꼬집었다.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아이돌의 경우 대부분 10대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어린 나이에 연예계로 진출하며 치열한 경쟁 시장에 내몰린다.

또 심신의 안정을 챙길 겨를도 없이 바쁜 활동을 이어오며, 악의적 비방에 무방비로 노출돼 왔다.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이 주는 심리적 긴장과 불안은 결국 우울증이 되고, 상황이 지속되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는 대형 기획사 위주로 이런 문제점을 자각하고 데뷔 전부터 심리적인 부분을 케어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런 준비 과정 없이 K팝 스타로 성장해 버린 이들을 향한 심리적 지원은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특별한 증상이 생기지 않는 한 노출된 실생활과 쏟아지는 루머 속에서 K팝 스타들이 병원을 찾아 심리 치료를 받는 건 쉽지 않은 결단임이 분명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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