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연구팀, “초대형 허리케인 빈도 100년 새 330% 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원인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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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2005년 8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는 1836명의 사상자와 약 1610억 달러(약188조 5310억 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이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가 지난 100년 새 330% 증가했다는 것이 최근 연구로 드러났다. 

덴마크 닐스보어 연구소 소속 아슬라크 르린쉬테드 박사 연구팀은 파괴적 영향을 지닌 허리케인의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PNAS에 게재된 아슬라크 르린쉬테드 박사 연구팀 논문
아슬라크 르린쉬테드 박사 연구팀 논문(PNAS 제공)

연구팀은 미국 보험업계의 자연재해 데이터베이스에서 1900년~2018년 사이 미국에 상륙한 총 240건 이상의 열대폭풍과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추출, 1세기 동안 발생한 피해 변화를 조사했다.

하지만 1900년과 2018년의 물가 및 인구가 크게 달라 피해액 규모로는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조사결과에 포함된 피해 토지면적 데이터에서 특히 치명적 피해를 입은 지역의 총 면적인 'ATD(area of total destruction)'를 산출해 피해추이를 분석했다. 

해당 결과가 아래 그래프다. 가로축이 시간, 세로축이 ATD 합계로 2000년대 들어 ATD 면적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슬라크 르린쉬테드 박사 연구팀 논문(PNA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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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허리케인의 규모별 피해를 조사한 결과, ATD가 130제곱킬로미터(평방킬로미터;㎢) 이하 중간급 허리케인 수는 1세기 사이 140% 증가했다. 또 ATD 1200제곱킬로미터 이상의 초대형 허리케인의 수는 3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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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허리케인 수와 규모가 커지는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상승 때문이다. 온실가스로 상승한 기온의 93%는 해양에 흡수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열이 폭풍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예일대가 제공하는 기후현상 관련 정보서비스(Yale Climate Connections)에 따르면 해수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허리케인 풍속도 시속15~20마일(시속 약 24~32km) 상승한다.

해수온도가 상승하면 북극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기 때문에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해양의 온도가 올라가면 수증기가 늘어 강수량도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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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대기청 국가환경정보센터(NCEI)의 제임스 코신 박사는 "지난 70년 동안 열대폭풍과 허리케인의 속도는 약10% 감소했다. 해수온도 상승으로 허리케인 이동속도가 떨어져 장기간 같은 장소에 머물게 되면서 한층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린쉬테드 박사는 "단기적으로 보면 허리케인에 대항할 방법은 없다"며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지적하고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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