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황창규 KT 전·현직 회장의 ‘구태 경영’

데일리포스트 DB / 좌측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현 회장(우측)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전직 회장은 권력층 자녀 부정 채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현직 회장은 경영 고문 등 부정 위촉 등을 남발하며 회삿돈을 임의로 사용하다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통신 강국을 강조하고 나선 KT의 부끄러운 민낯에 KT 구성원의 일원으로 부끄러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KT 관계자)

계열사만 43개, 전체 직원 수 6만 1000명에 달하는 국내 대표금 통신 미디어 기업인 KT가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른바 주인 없는 KT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히면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최대 핵심 기술인 5G 시대가 개막했지만 통신·미디어 강국을 강조하고 나선 KT의 현실은 민영화 이전 3차 산업혁명 시대 당시에서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다. ‘오너 리스크’ 그리고 ‘구태 경영’이 빚어낸 부끄러운 수식어다.

최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을 비롯해 유력인사의 자제들을 부정하게 채용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석채 전 KT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 등 유력인사의 친인척과 지인 11명을 부정 채용토록 지시하고 승인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정치인과 유력인사들의 자녀들을 부정하게 채용시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이석채 전 회장이 실형 1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를 지켜본 여론과 KT 구성원들은 KT 브랜드의 위상을 무너뜨린 결과와 비교할 때 터무니없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어떤 범죄자라도 항소하면 할수록 형량이 늘어나야 정상인데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는커녕 권력의 청탁에 박자를 맞춘 범죄자의 죄를 이토록 낮게 판결한 재판부의 판결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오주헌 KT 새 노조 위원장은 ”검찰에서 4년을 구형했는데 실형 1년은 범죄행위로 볼 때 턱없이 낮은 결과“라면서 ”취업에 목숨 건 청년들의 꿈을 그토록 짓밟아 놓은 죄를 생각하면 봐주기식 판결“이라고 일갈했다.

이석채 전 회장이 권력층 자녀들을 위한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1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자체만으로도 그간 국내 대표 통신 미디어 기업 맏형격인 KT의 위상은 말 그대로 추락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KT의 낯부끄러운 KT 최고경영자들의 구태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국민이 납부한 통신요금으로 마련한 국가의 자산인 전화국 건물과 인공위성 등을 헐값으로 매각하고 청와대 불법사찰 은폐용 대포폰 제공 등 온갖 비리와 구설수의 중심에 섰던 이석채 전 KT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황창규 KT 現 회장 역시 구태 경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Mr. 5G’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던 황창규 現 KT 회장의 닉네임이다. 황 회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강조하며 글로벌 ICT 리더들에게 대한민국의 5G 기술 노하우를 전파하고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5G 기술 노하우를 전파하고 나선 황 회장도 KT를 비리기업으로 전락시킨 이 전 회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태 경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달 11일 ‘경영고문 부정 위촉’ 의혹 등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정치권과 경찰, 공무원 출신 등 유력인사 14명에게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하며 로비에 활용했다는 혐의다.

실제로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횡령, 뇌물 등의 의혹을 수사할 것으로 요구하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새노조와 시민단체가 제출한 고발장에는 황 회장이 전직 정치인과 고위급 공무원 등 권력 주변 인물들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총 20억원의 보수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황 회장은 경찰 조사와 취재진을 향해 ”고발 내용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KT새노조 오 위원장은 ”회사를 위한 경영자문이 아닌 황 회장의 자리 보존을 위한 로비 행위이며 기업의 돈을 임의로 사용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상식적으로 전직 지방경찰청장과 군 장성 등 통신사업에 문외한 이들이 자문이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KT는 지난 181년 설립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 1세대다. 한국전기통신공사를 전신으로 민영화 이후 한국통신을 거쳐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 2002년 ‘KTF(코리아팀 파이팅)이라는 붉은악마 슬로건과 함께 지금의 이름인 KT로 전환됐다.

유선통신을 시작으로 무선통신과 이동통신, 초고속 통신망, 그리고 현재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하는 등 한국통신 발전의 역사를 이끌어 낸 통신기술의 맏형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T가 현재 심각한 전 현직 회장들의 빗나간 일탈로 비리기업이라는 오명에 생채기를 앓고 있다.

그동안 KT라는 브랜드의 구성원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는 KT 소속 한 관계자는 ”사실 요즘 뉴스에서 전 현직 CEO들의 비리 수사 등이 나올때면 KT 직원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는게 사실“이라며 ”몇몇 회장들의 비리 때문에 오랜 역사의 KT가 비리집단으로 낙인 찍혔다.“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 관계자는 ”전 현직 회장들의 채용 비리와 자문 비리 등 씻을 수 없는 부정행위로 전 직원이 의욕을 잃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 6만 KT 소속 구성원들이 구태 CEO들이 벌인 리스크를 씻어내 과거 국민들로부터 애정 받던 KT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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