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속한 우리은하, 350만년 전 중심부에서 ‘거대 폭발’
태양계 속한 우리은하, 350만년 전 중심부에서 ‘거대 폭발’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10.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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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년 전 우리은하 중심에서 일어난 폭발 상상도(ⓒASTRO 3D)
350만년 전 우리은하 중심에서 일어난 폭발 상상도(ⓒASTRO 3D)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수많은 별들의 집단인 '은하' 가운데 태양계가 속한 은하를 '우리은하'라고 한다.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약 2만8천광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은하 중심에서 약 350만 년 전 인류가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의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논문 초고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으며, 과학저널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ASTRO 3D 연구팀 논문
ASTRO 3D 연구팀 논문

은하계 중심에는 ‘페르미 버블(Fermi bubble)’이라는 거대한 거품 구조가 존재한다. X-선 관측으로 확인한 결과, 페르미 버블은 우리은하 중앙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감싸고 있는 '궁수자리 A*'의 남북 양쪽으로 대칭에 가깝게 X-선을 방출하는 초고온 플라스마 기둥을 형성하고 있다.

궁수자리 A* 안에는 태양 420만 배 이상의 초대질량 블랙홀(SMBH)이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밝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은하는 블랙홀 활동이 중지된 ‘비활동성 은하’로 여겨져 왔다.

페르미 버블은 대략 수 백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천문학적 단위로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존재다. 연구진들은 그동안 페르미 버블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정확한 기원은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해 왔다. 

페르미 버블(ⓒNASA 고다드 우주비행 센터)
페르미 버블 (ⓒNASA 고다드 우주비행 센터)

◆ 연구팀, 폭발로 약 20만 광년 밖 '마젤란 계류'까지 영향

호주 ARC 3차원 전천(全天) 천체물리학센터(ASTRO 3D) 소속 조스 블랜드-호손(Joss Bland-Hawthor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마젤란 계류(Magellanic Stream)'라는 가스를 관찰하고 조사했다. 마젤란 계류는 은하계 근처의 '마젤란 은하'라는 왜소은하가 이동한 궤적에 남아있는 가스 띠로, 매우 긴 거리에 퍼져있다.

마젤란 계류는 은하계의 중심에서 약 20만 광년 밖에 위치한다. 연구팀은 은하계에서 대량의 열이 방출됐다면 마젤란 계류에 심한 열을 받은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마젤란 계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수소가스는 매우 차가운 상태지만 적어도 세 곳의 수소가스가 상당히 뜨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수소가스가 뜨거워진 부분이 은하계 중심의 매우 강력한 에너지 방출로 인한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즉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 거대한 에너지 빔을 방출해 이온화된 방사선이 남북으로 반경이 점점 더 커지는 원뿔형으로 뻗어 나갔으며, 마젤란 계류까지 충격을 줬다는 것.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은하계 중심에서 강력한 에너지 방출이 이루어질 때 마젤란 계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수소가스가 뜨거워진 시점부터 역산한 결과 폭발이 대략 350만년 전에 발생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호손 교수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두 방향으로 원추형 에너지 방출이 이루어진 당시 광경은 마치 ‘등대의 빛’과 같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은하 중심, 예측보다 훨씬 활발했을 것 

약 400만 년 전에 탄생한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당시 폭발을 육안으로 봤을 가능성이 있다. 호손 교수는 "동굴에 살던 인류가 하늘을 봤다면 가열된 가스의 거대한 공을 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지구 대기의 보호로 인류가 에너지 방출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견은 우리은하의 중심이 기존 예측보다 훨씬 활발했음을 시사한다. 논문 공동 저자인 시드니대학 마그다 구글리엘모(Magda Guglielmo) 교수는 "이번 연구로 비활동성 은하로 여겨진 우리은하의 진화와 본질을 완전히 재해석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구팀은 폭발 유력 원인으로 궁수자리 A*를 지목하고 있지만 블랙홀의 진화와 다른 은하와의 상호작용 등 앞으로도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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