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아마존)

[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상점 '아마존고(Amazon Go)'는 새로운 쇼핑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무인화 바람을 몰고 왔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자사의 무인정산 시스템을 공항이나 영화관 등 다른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CNBC가 30일(현지시간) 보도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아마존고'의 정산 시스템, 美공항·영화관으로 진출   

아마존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계산대가 없다는 것. 계산대와 계산원 대신 지하철역 개찰구와 같은 체크인/체크아웃 레인이 존재한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컴퓨터 비전(시각적인 인식 능력을 컴퓨터로 재현한 기술), 딥러닝 알고리즘, 센서퓨전 등의 혁신적 기술을 융합한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Just Walk Out technology)'로 정산 시스템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시스템 이용 방식은 다음과 같다. 고객은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전용앱 QR코드를 스캐닝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고 사고 싶은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아마존 시스템이 어떤 제품을 손에 들었는지 인식해 고객의 가상장바구니에 담는다. 쇼핑이 끝나고 체크아웃 레인을 통과하면 물건 값이 고객 아마존 계정에서 자동 정산된다.

아마존고는 지난해 1호점을 시작으로 10월 현재 16개 매장으로 확대됐으며, 아마존북스와 아마존 4-스타를 포함하면 아마존이 직접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30개를 넘어섰다.  

(출처: 아마존)

한때 아마존이 아마존고 정산 시스템을 2017년 인수한 산하 유기농 신선 식품체인 '홀푸드 마켓'에 도입한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홀푸드 마켓에는 손을 스캔해 인증하는 별도의 핸드페이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 안에 홀푸드 매장에 새로운 시스템을 공개하고 내년 초까지 일부 점포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자동정산의 기본 구성요소를 타사 시스템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무인정산 시스템 판매를 위해 ▲공항 ▲영화관 ▲시네월드 소매점 ▲CIBO 익스프레스(공항 점포체인) ▲야구장 매점 등 관련 업체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분기에 관련 기술 제공을 시작해 2020년 말까지 수 백 개의 점포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 오프라인 진격 나선 아마존..“무인매장 시스템도 내가 접수”

현재 아마존은 다양한 비즈모델(매출 일부 청구/월정액 요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산 시스템과 관련 응용 프로그램에 아마존 브랜드가 표시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출처: 아마존)

소식통은 무인정산 시스템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오프라인 매장 도입 확대와 더불어 추후 AWS를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온라인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유통공룡 아마존은 거침없는 오프라인 진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이 새로운 영역에 손을 뻗을 때마다 관련업계는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서점의 대표격 보더스는 폐점했고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도 파산을 신청했다. 월마트를 비롯한 글로벌 유통회사들도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고'를 비롯해 식료품 매장과 서점 등 앞으로 2000개에 달하는 다양한 매장을 운영하겠다며 오프라인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무인결제 시스템으로 경쟁관계에 놓인 소매 업체와의 연계를 강화해, 무인정산 시스템의 저비용화와 자사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성장까지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