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최초로 콘트리트 제작에 성공
균일한 밀도 및 다공질 구조 확인
전문가 “달에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 만들 수 있어”

ISS에서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게르스트(Alexander Gerst)가 콘크리트 응고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NASA)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게르스트'가 ISS에서 콘크리트 응고 실험을 하는 모습 (출처: NASA)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폴로 11호의 달탐사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유럽·미국·러시아·일본 등 세계 각국이 앞 다퉈 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해서는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얻는 지식과 자원은 화성을 비롯한 장기적인 우주탐사 계획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건설 자재 등 달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쏘아 올려 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달의 자원을 활용하는 ‘현지자원이용(ISRU:In-situ Resource Utilization)’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팀과 NASA가 공동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소량의 재료를 운반해 콘크리트를 만드는 실험을 실시했다. 목적은 달 표면의 퇴적물 ‘레골리스’로 만든 콘크리트의 가능성을 검증해 달 기지 건설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서다. 

레골리스는 모래 모양의 불균일한 입자로 ‘달의 모래’로 불린다. 특히 산화철 등이 다량으로 함유돼 산소와 물을 추출할 수 있고 특히 건축자재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우주국(ESA)과 NASA는 연구팀과 함께 레골리스의 채취·활용 기술을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아래 동영상을 통해 우주에서 콘크리트를 만드는 실험의 내용과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콘크리트는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지만 콘크리트가 굳어 강도가 높아지는 프로세스 자체는 사실 완벽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콘크리트가 굳는 구조와 미세중력 하의 콘크리트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출처:NASA)

일반적인 콘크리트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콘트리트 재료인 시멘트가 물과 반응해 규산칼슘 수화물과 수산화칼륨이 결정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성장한 결정의 미세구조가 서로 맞물리면서 입자간 혹은 자갈 등과 결합해 걸쭉한 물질에서 견고한 재질로 변하는 것.    

연구팀은 "우주 공간 속 미세 중력에서는 이 과정이 어떻게 될까?"를 알아보기 위해 시멘트 주성분인 ▲규산칼슘(calcium silicate) ▲소석회(slaked lime) ▲증류수 패키지를 ISS로 옮겼다. 그리고 밀폐된 상태에서 재료를 혼합해 42일간에 걸쳐 응고화(consolidation) 과정을 거쳤다. 

(출처:NASA)
(출처:NASA)

그 결과 미세 중력에서 혼합된 시멘트 역시 실제 응고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우주에서 굳어진 콘크리트는 지상에서 만든 콘크리트와 달리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 아래 현미경 사진의 위가 우주에서 만든 콘크리트이고 아래가 지상에서 만든 콘크리트다.

(출처:NASA)
(출처:NASA)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토목환경공학과 알렉산드라 라들린스카(Aleksandra Radlinska) 교수는 "흥미롭게도 우주에서 만들어진 콘크리트는 지상 콘크리트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균일한 밀도를 보인다. 이는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이는 성질이다. 반대로 우주의 시멘트는 다공질 구조를 보이는데 이는 강도를 약화시키는 성질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구와 우주 두 콘크리트 가운데 어떤 것이 강도가 높은지에 대해서는 현재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란들린스카 교수는 "달의 모래인 레골리스는 매우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어 기포 발생을 억제해 콘크리트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가능성이 있다"며 지구보다 달에서 견고한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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