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최근 미국에서 전자담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폐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가 연이어 나오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전자담배 관련 폐 질환 사례는 호흡곤란 및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며,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례의 환자들이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폐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당국과 의료 관계자는 지난 9월 6일(현지시간) 33개 주에서 450명의 전자담배와 관련된 폐 질환 환자가 발생했다며 전자담배의 위험성 및 사용중지 검토를 요청했다.
이날 인디애나주와 미네소타주 당국은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전에 보고된 일리노이주와 오리건주 사례와 더불어 정체불명의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미국 전역에서 4명으로 늘었다. 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폐질환에 의한 사망자를 조사, 한 사례에 대해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 책임자 로버트 레드필드는 "우리는 질병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자담배 흡연자의 급증하는 폐질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발작사례 수집 등 미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질환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기사 작성 시점에서 규명되지 않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이 아닌 전자담배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화학물질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분석 결과, 증상을 호소한 환자의 대부분이 대마초(마리화나)를 구성하는 주요 환각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함유한 액체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뉴욕주 보건당국은 9월 5일 화학물질인 '비타민E아세테이트(tocopheryl acetate)'가 원인규명을 위한 조사 대상이라고 발표했다. 비타민E아세테이트는 액체를 가열해 에어로졸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복합체의 부산물이다.
FDA는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포함해 포괄적인 화학물질을 분석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하나의 물질이 원인이라고 판단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복합적인 화학물질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폐질환과 화학물질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사례를 국가 보건당국에 즉시 보고하도록 하고 전자담배 흡연자에게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용 자제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