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후각 능력, 새로운 암 조기 진단 방법으로 기대

(출처:pixabay.com)
(출처:pixabay.com)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간의 혈액 냄새를 통해 100% 확률로 암을 구분하는데 성공한 개의 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연구 논문은 '미국정골의학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 7월호에 게재됐다. 

개의 뛰어난 후각 능력은 인간의 1만 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2억 2500만개의 후각 수용체를 가진 사냥개 ‘비글(beagles)’은 특히 뛰어난 후각을 가진 견종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제약 연구소 바이오센트(BioScent)Dx 소속 헤더 준콰이라(Heather Junqueira) 연구팀은 비글견 세 마리를 대상으로 혈액(혈청) 샘플로 암을 식별하는 훈련을 시켰다. 그 결과 평균 97%의 정확도로 암을 식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지난 4월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2019 미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했으며, 미국정골의학협회 저널에 게재한 논문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국정골의학협회 저널'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미국정골의학협회 저널'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 개, 폐암 식별에 우수한 능력 보여... 확률 100% 개체도 등장     

폐암은 소세포 폐암(small cell lung cancer)과 비소세포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로 나뉜다. 연구팀은 개 훈련에 조기 발견과 치료 효과가 높은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혈액 샘플을 사용했다. 구멍이 뚫린 금속 용기에 샘플을 넣어 냄새를 맡도록 하고, 암 여부를 제대로 판단한 경우 ‘딸깍’ 소리와 함께 간식을 주는 ‘클리커 트레이닝(Clicker Training)’ 방식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아래 이미지가 훈련 중인 모습이다. 당초 실험에 참여한 4마리 비글 가운데 1마리는 교육에 필요한 간식에 대한 집념이 부족해 중도 탈락했다. 결국 3마리의 개가 8주에 걸친 훈련을 수료했다. 

(출처: 헤더 준콰이라 연구팀 논문)
(출처: 바이오센트 Dx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그 후 개를 대상으로 암 환자 혈액 샘플 10개와 대조군 샘플 40개, 총 50개의 혈액 샘플 냄새를 구별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3마리는 평균 96.7%의 정밀도로 암 환자 혈액을 특정할 수 있었다. 특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개체의 정확도는 무려 100%에 달해 50개 샘플을 하나도 실수 없이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출처:pexels.com)
(출처:pexels.com)

아래 차트는 훈련을 마친 비글 1~3호의 테스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보라색은 ‘암 환자의 샘플을 암으로 특정한 성적’이며, 주황색은 ‘일반인(非암환자)의 샘플을 일반인으로 특정한 성적’이다. 중간의 2호 성적을 보면 모두 100%의 정확도를 보인다. 이는 암 환자를 놓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암이 아닌 혈액 샘플을 오진한 경우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바이오센트 Dx 연구팀 논문)
(출처: 바이오센트 Dx 연구팀 논문)

쥰콰이라 연구원은 "높은 정확도로 암 조기발견이 가능해진다면 수많은 잠재적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가 새로운 암 검진 방법의 확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험에 참여한 개와 혈액 샘플 수가 적기 때문에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사람의 호흡을 통해 폐암 환자를 식별하거나 유방암 등 폐암 이외의 암에도 개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암 특유의 냄새를 가진 화학물질을 특정해 보다 정확한 선별 검사방법과 치료법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