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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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첨단기술인 로봇 기술이 다양한 분야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계에도 빠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제품 대부분은 조립작업 등을 담당하는 산업용 로봇이 생산의 일부를 담당한 것이다. 하지만 로봇의 급속한 발전 속에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용 로봇 도입이 ▲근로자 수 증가 ▲실적 호조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복스(Vox)에 게재된 마이클 코흐 교수 연구팀 보고서
복스(Vox)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

산업용 로봇 등장 이후 "산업용 로봇이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발표됐다. 가령 1993부터 2007년까지 14년간 17개국의 산업 관련 조사(Graetz, G and G Michaels ‘ Robots at work’)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은 경제 전체 생산율에 있어 15%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모든 기업이 동일 수준의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한 국가 단위 조사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마이클 코흐(Michael Koch) 교수 연구팀은 ‘산업용 로봇 도입 기업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보고서는 유럽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정책포털사이트 '복스'(Vox)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페인 제조업 약 1900사에 관한 연례조사 ‘ESEE’를 데이터로 활용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도 노동자 1인당 산업용 로봇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ESEE에는 기업 생산라인의 산업용 로봇 사용률 데이터 등이 포함돼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아래 그래프는 산업용 로봇 도입 유무에 따른 연도별 근로자 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출처: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연구팀)
(출처: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연구팀) 

◆ 그래프는 1998년 이전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 기업의 평균 근로자 수이며, ● 그래프는 전 기간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평균 근로자 수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 기업은 1998년 이후 근로자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산업용 로봇 도입 유무에 따른 기술 발전과 생산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의 차이가 아래 그래프다.

(출처: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연구팀)
(출처: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연구팀)

총요소생산성은 산업용 로봇 도입에 의한 '직접효율화'과 '간접 효율화' 두 가지로 정의했다.  직접 효율화란 로봇이 실제 생산라인을 얼마나 효율화했는지를, 간접 효율화는 로봇 도입으로 인한 근로자 배치전환 등의 효율화를 의미한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총요소생산성이 100포인트에서 200포인트로 향상된 반면, 도입 기업은 100포인트에서 300포인트로 증가했다. 도입 유무에 따른 차이(100포인트) 가운데 간접 효율화 비중은 약 30포인트로, 로봇이 생산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생산라인 효율화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출처:pexels.com)
(출처:pexels.com)

연구팀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도입 기업은 5년 이내에 20%~25%의 생산량 증가를 보였다. 또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로봇 도입 기업의 고용이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단순 작업이 아닌 높은 기술이 필요한 제조업은 산업용 로봇의 도입률이 낮고 도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았으며, 수출업의 경우 타 업종 대비 산업용 로봇 도입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업용 로봇 도입으로 실적이 호조되고 노동자도 증가한 반면,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하이테크 기업에 밀려 고용상황도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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