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신규 프로젝트의 미래를 결정할 시금석

[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새로운 초연결 시대를 대비해 지구 상공에 인터넷 기지국을 세워 통신 인프라가 없는 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항공업체, 우주 스타트업, 아마존·페이스북·구글과 같은 글로벌 IT업체까지 앞 다퉈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 아프리카 케냐서 첫 4G 상용 테스트 

구글이 기구 통신 '룬(Loon)'을 활용한 LTE 상용 서비스를 몇 주 안에 아프리카 케냐에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상업적 실험인 만큼 사업 성공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계열사인 룬이 진행하고 있는 룬 프로젝트는 고도 2만 미터 성층권에 무선인터넷 장비를 탑재한 대형 기구를 띄워,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 접속 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기구 7대로 약 1000㎞ 범위의 지역을 대상으로 데이터 전송에 성공한 바 있으며, 페루·푸에트로리코 등에서도 현지 이통사와 손잡고 이동통신 기지국을 룬으로 대체하는 테스트를 이어왔다.

구글은 이달 안에 케냐 항공당국의 최종 승인이 나면, 케냐 3위 통신사 텔레콤 케냐(Telkom Kenya)와 손잡고 오지 주민에게 일반요금으로 4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구글의 첨단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전신

룬은 구글이 최첨단 연구개발을 위해 조직한 '구글 X'의 인터넷 접속 환경 구축 프로젝트가 그 전신이다.

구글은 2015년 10월 알파벳을 모회사로 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는데, 이 때 알파벳 첨단 기술 연구사업 'X'로 프로젝트가 이관됐다. 이어 2018년 7월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인 웨이모(Waymo)와 함께 알파벳의 야심찬 신규 사업으로 독립했다.

룬 프로젝트의 풍선은 영하 82도까지 견딜 수 있는 얇은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져있으며 무게는 75kg. 마찬가지로 75kg 장비(태양광 패널, 안테나 등)를 탑재하고 있다. 성층권에서 최대한 부푼 상태에서 측정하면 테니스 코트와 거의 같은 세로 약24m, 가로 약11m 정도 크기이다. 태양열 발전을 통해 외부 동력 없이 약 200일 이상 상공에 머물면서 약 40㎞ 범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룬 프로젝트의 사업적 불확실성

그러나 글로벌 통신사들은 신뢰성·안전성·수익성 등  룬 프로젝트가 가진 기술적 한계를 우려하고 있다.

가령 바람에 의해 기구 위치가 바뀌면 통신이 끊기거나 도시 근처에서는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기구 한 대의 가격은 수 만 달러인데 표피 부분의 열화 문제로 5개월마다 새 것으로 교체해야한다. 요금 모델도 도입을 망설이는 요인 중 하나다. 룬 측은 전파 적용 영역에 따라 고정 요금과 데이터 이용량에 따른 추가 요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통신사는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한 요금 체계를 원하고 있다.

구글은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통신사를 대상으로 기지국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 않으며 신속하게 통신망을 정비할 수 있다고 자사 서비스를 어필해왔다. 하지만 많은 사업자들은 앞서 언급한 기술적인 과제와 사업 모델에 우려를 나타내며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상업적 실험은 구글 입장에서 룬 프로젝트 향후 행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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