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5세 미만 유아는 1일 1시간 이상 앉아 태블릿 등의 화면을 봐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한 지침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운동과 수면 등 구체적인 시간을 규정한 가이드라인 규정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반면, 아동의 디지털 접속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WHO가 새롭게 발표한 지침에는 "5세 미만의 아이가 유모차 및 의자에 앉는 시간은 1일 1시간 이내"라고 규정돼 있다. 특히, TV나 게임 등 화면을 계속 보는 것은 피해야하며, 앉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보호자가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독서를 하며 보낼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운동 및 수면시간도 연령별로 구체적으로 정했다. 가령 1세 미만의 유아는 30 분 이상 ‘엎드린 상태에서 하는 놀이’를 포함한 활발한 놀이를 하루 몇 차례 시키고 하고 낮잠을 포함해 12-16시간(생후 4개월 미만은 14~17시간)의 수면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나온 배경은 아동 비만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드로스 아드히놈 게브레예수스(Dr.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아동 비만을 막기 위해서는 유아기의 질 높은 수면과 활발한 신체활동, 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의 단축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동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까지 제한해야한다는 견해에 신중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왕립소아보건협회 맥스 데비 박사는 WHO의 지침을 "자녀를 가진 가정에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지만 태블릿 시청 시간을 제한해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언급했다. 태블릿 등의 사용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추가 연구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옥스포드대 앤드류 프시빌스키(Andrew Przybylski) 교수는 WHO의 보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프시빌스키 교수는 35만 명 이상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 '어린이의 행복과 디지털 기술은 거의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태블릿·핸드폰 등의 사용이 젊은이들에게 주는 악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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