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 ‘문 빌리지’ 계획 속속...디자인도 공개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1969년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달탐사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앞 다퉈 달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대형 건축회사 SOM(스키드모어, 오잉스 앤드 메릴)이 보도 자료를 통해 유럽우주국(ESA)이 주도하는 ‘문 빌리지(Moon Village)’의 디자인 콘셉을 밝혔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2016년 달의 남극 근처에 100명 안팎의 우주 비행사들이 거주하는 달 기지·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아래 동영상이 당시 ESA가 공개한 문 빌리지 계획이다.
이는 2020년 기지 건설을 시작해 2040년까지 달 거주가 가능한 기지를 달 표면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달에 건설한 유인 기지를 통해 얻는 지식과 자원은 화성 등 장기적인 우주탐사 계획의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ESA는 기지 건설을 위해 달의 자원을 활용하는 ‘현지자원이용(ISRU:In-situ Resource Utilization)’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구에서 달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지 건설 후보지는 달의 남극 부근에 위치한 섀클턴 크레이터(Shackleton Crater) 주변이다. 이 지역은 가로 7㎞, 세로 2㎞ 정도 크기로 달에서 햇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섀클턴 크레이터 내부에 얼음 상태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1998년 3월, 무인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Lunar Prospector)가 물의 존재를 관측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달의 극지방 지표면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미 NASA도 이 얼음이 식수와 호흡, 로켓 연료와 장비 냉각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SA는 올해 1월 달 표면의 퇴적물 ‘레골리스’를 채취해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레골리스는 모래 모양의 불균일한 입자로 ‘달의 모래’라고도 불린다. 특히 산화철 등이 다량으로 함유돼 산소와 물을 추출할 수 있고 건축자재로도 활용 가능하다.
ESA는 달에 탐사선을 보내기 전까지 각국의 연구팀과 레골리스의 채취·활용 기술을 개발,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ESA는 지난해 달 표면의 현무암질 먼지와 같은 재료를 벽돌 기초로 이용,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출력한 1.5톤의 벽돌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아래 동영상이 공개된 문 빌리지 콘셉 영상이다.
MOON VILLAGE teaser from Slashcube on Vimeo.
설계를 맡은 SOM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 '버즈칼리파'와 일본의 '도쿄 미드 타운'으로 유명한 세계적 건축회사다. 문 빌리지 콘셉은 SOM, ESA,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이 협력해 진행했으며, SOM 측은 향후 전체 계획 및 설계 등을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