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들어 멋과 남성성의 상징으로 수염을 기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수염이 대중화된 서양문화권에서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사람도 적지 않다.

또 동양의 '효경(孝經)'에는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라는 말이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니 다치지 않고 온전하게 하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조선시대에는 머리와 수염을 기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윤두서 자화상(국보 240호)
윤두서 자화상(국보 240호)

하지만 사람의 수염과 개털(체모)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긴 수염에는 개털보다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 관련 의료기술의 진보로 애완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동물용 영상진단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MRI는 도입·유지에 많은 자금이 필요해 많은 동물병원이 동물용 MRI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일반 MRI를 이용해 애완동물을 검사하면 편리하지만 "애완동물과 사람이 같은 의료장비를 사용하면 사람과 동물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질병(zoonosis)에 감염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로 동물 진단에 MRI를 사용하지 않는것.

이러한 걱정은 과연 사실일까?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MRI로 애완견을 진단하는 것이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사람의 수염과 개털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양을 비교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뇌 혹은 척수 관련 질환으로 MRI 촬영을 위해 병원을 찾은 개 30마리의 입과 체모에서 미생물 샘플을 채취했다. 또 비교 대상으로 MRI 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18명의 남성의  입과 수염에서도 미생물 샘플을 채취했다.

채취한 미생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 실험 참여자 18명 모두의 수염에서 높은 수준의 미생물이 검출됐다. 하지만 개는 30 마리 가운데 7마리에서 중간 단계의 미생물이 검출, 나머지 23마리는 사람 수준의 미생물 양이 검출됐다.

또 ‘병원체 미생물’ 조사결과에서도 사람은 18명 중 7명, 개는 30마리 중 4마리만이 병원체 미생물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일반(사람용) MRI와 애완동물용 MRI 자체의 미생물 양도 분석했는데, 미생물은 일반 MRI에  훨씬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완동물용 MRI는 정기적인 소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일반 MRI에서 개를 검사해도 건강상 사람에게 특별히 해롭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수염에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고 해도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며, 때로는 유익한 미생물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