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에 ‘백기투항’ 선언한 애플..5G 경쟁의 향배는?
퀄컴에 ‘백기투항’ 선언한 애플..5G 경쟁의 향배는?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04.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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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5세대(5G) 통신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차세대 통신방식 시장 선점을 둘러싸고 글로벌 IT업계가 한층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는 4G의 혁신 개념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진화’에 가깝다. 업계 전문가들은 5G가 유선 보완제에서 유선 대체제로 이동통신의 진화를 이끌 것이며 상용화 이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같은 차세대 기술의 폭발적인 보급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각국 정부를 비롯해 IT업계가 5G 전면전에 나서고 있는 것도 5G가 기존과 같이 단순한 통신 서비스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국가의 미래 통신 플랫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애플, 퀄컴과 '세기의 소송' 전격 합의로 5G 출격 시동 

이런 가운데 통신반도체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최대 270억달러(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특허 분쟁을 벌여온 미국 IT 대표주자 애플과 퀄컴이 4월 16일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2년간에 걸친 양사의 지적재산 분쟁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은 것.  

세부 합의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퀄컴의 특허 사용료 지불 조건을 놓고 양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퀄컴 주식은 이날 전일 대비 23% 급상승한 반면 애플 주가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애플과 퀄컴 양사는 그간 스마트폰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모뎀 칩' 로열티 산정방식을 두고 날선 공방전을 펼쳐왔다.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중단되면서 애플은 그동안 최신형 스마트폰 등에 인텔의 모뎀 칩을 탑재해왔는데 인텔 5G 모뎀칩 개발이 늦어지면서 위기감을 느껴왔다.    

애플은 삼성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물량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화웨이와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으로 협력이 어려운 처지였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퀄컴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합의뿐이었던 것. 애플은 퀄컴과 6년간의 특허 공유 계약을 맺었으며 경우에 따라 2년 연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플의 상황과 별개로 5G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입김도 이번 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5G 기술 패권 경쟁을 둘러싼 국가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국방부와 에너지국이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통해 양사가 화해하도록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5G 부품 조달 문제로 2020년 출시 여부가 불투명했던 5G 대응 아이폰 출시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5G 아이폰 출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빠진 5G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했던 삼성과 LG도 글로벌 5G 시장 경쟁에서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5G 전쟁 최대 변수로 등판한 후발주자 ‘애플’..급해진 삼성·LG  

애플과 퀄컴의 극적인 화해 소식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인텔은 5G 스마트폰 모뎀 개발 계획을 포기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합의를 발표한 불과 몇 시간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폰용 5G 통신모뎀 사업 철수를 표명했다. 

이날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퀄컴과 애플 합의는 이번 결정과 무관하며 산업적 측면에서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애플이라는 거대 판로를 잃은 인텔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5G 모뎀칩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현 시점에서 퀄컴·중국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삼성전자 등 3곳에 불과하다. 퀄컴의 반도체 시장 입지는 한층 더 견고해졌고, 미중무역전쟁 여파를 고려할 때 화웨이 보다는 삼성전자가 퀄컴 다음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이 목표를 실현할 핵심 제품이 바로 5G 통신 반도체다. 

다만 5G폰 시장 경쟁을 놓고 본다면 애플을 당분간 제쳤다고 생각했던 5G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급해진 상황.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는 성공했지만 5G 전용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LG전자가 5G폰 ‘V50씽큐’ 출시를 내달로 연기하는 등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G 품질이 아닌 조기 상용화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정부는 최근 이통사와 제조사를 대상으로 5G 품질 개선을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애플 입장에서야 다소 늦은 5G폰 시장 참전이 된 셈이지만 애플의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를 고려할 때 시장 외연확대와 더불어 5G 초반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지 PC매거진(PCMag)이 지난 2월 미국 소비자(2500명)를 대상으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이 현시점에서 기술적으로는 가장 앞서 있음에도 응답자의 42%가 애플이 향후 5G 기술을 선도할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는 29%로 2위를 차지했다.

출처: 美 IT 전문지 'PCMag'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5G폰과 폴더블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 관건은 삼성과 LG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5G 아이폰 등장까지 남은 시간동안 고객을 얼마나 선점할 수 있느냐다. 

5G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뒤처졌다는 위기감에 애플은 사실상 퀄컴에 백기투항을 선언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 출격을 서두른 것.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5G폰 시장에서 애플이 그간의 격차를 어떻게 따라잡을지, 한국(삼성·LG)과 중국(화웨이) 업체들이 시장 재편을 목표로 5G 아이폰 출시 전까지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패권의 향배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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