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팀, 3D 프린터로 세포와 혈관까지 갖춘 인공심장 제작 첫 성공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이 공개한 3D 프린팅 인공심장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3D 프린터가 인체의 장기도 본뜨는 시대. 살아있는 세포를 쌓아 장기를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팅’이 주목받고 있다.

3D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각막·간·피부·혈관·심장 등을 만들어 이식하는 첨단 의료 기술이다.

세계 각국에서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인공장기를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환자들이 장기 이식을 위한 길고 막연한 기다림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이 환자 세포 등을 이용한 인공심장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심장을 3D로 제작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세포나 혈관과 같은 인간 세포조직을 이용해 인쇄하는데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 눈앞으로 다가온 ‘인공장기’ 시대...."인공심장 3D 프린팅 일상화될 것"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아직 시험단계로, 성공한 인공심장의 크기는 토끼의 심장 크기 정도다. 연구팀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제로 심장을 3D 프린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인공 심장이 들어있는 케이스를 손에 든 텔 아비브대 탈 드비르(Tal Dvir) 교수는 "동일한 기술로 인간의 심장도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비르 교수가 공개한 심장은 환자 고유의 세포와 생체재료(biomaterial)로 제작됐다. 심장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심장이식이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기증자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고,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면역 거부 반응이 올 수 있어 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출처: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 유튜브 영상 캡처

국내에서도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이식 대기자의 누적 수는 3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지난해 장기기증은 불과 449건이다.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병이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인공심장은 신속하게 심장을 이식할 수 있는데다 환자 본인의 세포와 생체재료로 제작해 거부 반응 위험이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선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콜라겐·당단백질 등의 생체재료와 세포를 분리해, 세포가 줄기세포가 되도록 재프로그래밍한다.

그 사이 생체재료를 인쇄용 잉크 역할을 하도록 하이드로겔 형태로 가공한다. 세포는 하이드로겔과 혼합한 이후 심장세포와 내피세포로 분화시켜 환자 면역체계에 적합하도록 심장혈관과 함께 프린트한다.

앞으로 연구팀은 배양을 통해 조직 성숙을 촉진하는 한편 전기신호를 통해 심장을 박동시킬 계획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실제 심장이식에도 도전한다.  

드비르 교수는 "우리가 제작한 심장은 수축할 수 있지만 전신에 혈액을 보낼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야 한다. 인공심장의 효과와 유용성을 증명하고 싶다. 10년 이내에 전세계 병원에 생체 조직을 인쇄하는 3D 프린터가 설치돼 일상적으로 환자에게 심장을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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