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블랙홀, 왜 하필 베이글 모양일까?
베일 벗은 블랙홀, 왜 하필 베이글 모양일까?
  • 신다혜 기자
  • 승인 2019.04.14 2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사건지평선)’은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계면을 뜻한다. 주로 블랙홀과 우주간의 경계면을 지칭할 때 쓰인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 200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협력 프로젝트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EHT)’ 연구팀은 인류 최초로 블랙홀을 눈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10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약 열흘에 걸쳐 처녀자리 거대은하 블랙홀 ‘M87’ 중심부를 관측한 뒤 약 2년에 걸친 데이터 분석 끝에 얻은 이미지다. 

◆ 인류에게 모습 드러낸 블랙홀과 그림자, 모양의 원리는?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번에 관측된 것은 블랙홀이 아닌 블랙홀에 의해 빛이 가려지는 ‘블랙홀의 그림자(Shadow)’다.

M87 블랙홀의 사건지평선은 약 400억㎞이며 그림자의 크기는 이보다 2.5배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홀은 은하계가 밀집해 작은공간 안에 압축된 천체를 뜻한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빛조차 이 공간에 들어오면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하다.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 그림자 영상이 베이글 모양으로 보이는 까닭은 이 중력 때문이다.

우주에서 생성된 가스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전에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원반 모양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블랙홀을 감싸는 빛이 형성되는데 중력 때문에 빛이 나오지 못하고 검게 나타나는 영역이 생긴다.

사진 중앙의 검고 둥그런 부분이 이 그림자고 블랙홀은 이 중심에 점원으로 존재한다. 이때 중력은 거리에 따라 약해지기 때문에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빛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좌) M87 은하의 중심부를 확대한 모습. 출처: NASA,
(우) 전 세계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한 EHT. 출처: 한국천문연

이 과정에서 블랙홀 뒷편에 있는 밝은 천체나 주변의 빛이 이 주위를 원형으로 휘감으면서 베이글 모양을 형성하는 것.

EHT 연구진은 여러 번의 관측 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이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EHT 과학이사회 위원장 하이노 팔크 교수는 ”만약 블랙홀이 밝게 빛나는 가스로 이루어진 원반 형태의 공간에 담겨 있다면 블랙홀이 그림자와 같은 어두운 부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봤다“며 ”이번 현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했지만 이전에는 직접적으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EHT 프로젝트는 그린란드 망원경(GLT)과 프랑스 알프스의 국제전파펀문학연구소(IRAM NOEMA), 미국 애리조나주의 킷픽(Kitt Peak) 총 3개의 전파 망원경을 추가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다음 목표인 블랙홀 동영상 촬영을 위해 이미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테스트중에 있다”며 “블랙홀 중심에서 일어나는 고에너지, 극한 상황의 물리 현상을 이해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