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지구 상공에 인터넷 기지국을 세워 통신 인프라가 없는 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하늘 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용, 오랜 시간, 사업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초연결 시대를 대비한 전세계 인터넷 연결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기존 광케이블 인프라와 비교해 드론·열기구·저궤도 인공위성의 통신망은 네트워크 구축 기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일정 궤도를 돌면서 전 세계를 보다 쉽고 넓게 연결한다. 여기에 최근 소형 위성 등의 대량 생산 체계까지 갖춰지면서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항공업체, 우주 스타트업,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업체까지 앞 다퉈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 아마존, 인공위성으로 연결된 인터넷 망 ‘프로젝트 카이퍼’ 시동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3000개 이상의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전세계에 광대역 인터넷 통신을 제공하겠다는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 계획을 발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현지시간) 긱와이어(GeekWire)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회사로 알려진 ‘카이퍼 시스템즈(Kuiper Systems LLC)’가 인공위성 발사계획 승인을 요청하는 문서를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했다.

천문학자인 제러드 카이퍼(Gerard Kuiper)의 이름을 딴 아마존 산하 벤처 ‘카이퍼 시스템즈’는 지난 3월 26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대규모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긱와이어 취재에 대해 아마존은 카이퍼 시스템즈가 자회사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익을 창출할 새로운 우주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카이퍼는 세계를 대상으로 고속 광대역 통신을 제공하려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수십 억 명에게 인터넷을 제공할 것이며, 우리의 비전을 공유할 다양한 기업이 계획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프로젝트 카이퍼로 발사할 인공위성은 총 3236개다. 고도 590km(784개), 고도 610km(1296개) 고도 630km(1156개)의 세 위성 궤도로 나뉘어 각각 배치된다. 이를 통해 통신지연으로 생기는 대기 시간을 줄이고 발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위성은 북위 56도에서 남위 56도까지를 커버하도록 설치될 예정이다. 아마존 측은 “스코틀랜드 중심 부근에서 남미 최남단보다 더 남쪽, 전 인류의 95%가 거주하는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웹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는 “세계의 절반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인터넷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된 상태로 바꿔 말하면 아직 인류의 절반은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019년 4월 기준 약 75억 명의 세계 인구 가운데 약 38억 명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로젝트 카이퍼가 실현되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인류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아마존은 기대하고 있다.

◆ ‘하늘 위 기지국 시대’를 위한 연이은 도전....꿈이 아닌 현실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아마존의 원대한 계획 앞에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다. 우선 위성궤도 착종(錯綜) 대책과 기능을 정지한 위성 처리와 관련해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최근 NASA는 현존하는 인공위성의 임무가 종료되면 위성궤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위성의 연쇄적 충돌로 우주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 )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아마존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막강한 경쟁 상대도 존재한다. 이미 2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스페이스X는 앞으로 1만 20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운다는 ‘스타링크 프로젝트’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구글은 2013년 6월 발표 이후 연구 프로젝트로 진행한 기구 통신 '룬(Loon)'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구 상공에 열기구를 띄워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 접속 환경을 제공하는 구글의 구상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기구 7대로 약 1000㎞ 범위의 지역을 대상으로 데이터 전송에 성공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소프트뱅크 그룹이 후원하는 벤처기업 '원웹(OneWeb)은 지난 2월 6개의 광대역 통신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또 페이스북은 성층권을 비행하는 태양광 드론을 통해 인터넷을 제공하는 아퀼라(Aquila)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에어버스와 제휴해 태양광 드론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 위 인터넷 시대를 열기 위한 글로벌 하이테크 업체들의 천문학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도전으로 지구촌 곳곳이 더 넓고 더 빠르게 연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