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 상승하면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 남극 및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가속화됨에 따라 지구 스스로가 온도를 올리는 악순환에 빠지며 대재앙에 직면하게 된다는 예측이다.

1880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0.85℃ 상승했다. 적은 수치에 불과해보이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산업기술과 쓰레기 증가. 이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 및 지구 온난화현상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겨울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심화시키는 폭염과 혹한은 농작물 생태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무더위와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채소값이 대폭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 기후변화로 인한 아열대지역 증가, 국내 과수 재배지 변화 및 쌀 생산량 위협

통계청은 지난해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40년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우리나라 주요 농작물 재배 지역이 남부지방에서 충북, 강원으로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에 따르면 21세기 후반에는 강원 산간 지역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재배 가능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사과의 재배지는 경북에서 강원으로 확대됐다. ‘사과는 대구’라는 공식은 깨진지 오래다.

옛 사과 주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경산·영천·경주)의 재배면적은 점차 줄어들었다. 반면 정선·영월·양구 등 강원 산간지역에서 재배가 늘어난 것.

이 중 강원 정선군의 사과 재배면적은 1970년 3.7㏊(헥타르, 1㏊=1만㎡)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41.8㏊로 약 38배나 증가했다.

한편 복숭아 재배 면적은 경기와 충남 지역에서 빠르게 감소한 대신 충북과 강원 지역에서 커지고 있다.

1970년 충북 충주시 복숭아 재배 면적은 61.9㏊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 1542.7㏊로 약 25배 늘어났다. 이 외에도 포도, 감귤과 인삼 등 지역별 재배지가 이동,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과수 재배지가 변화양상을 띄는 것은 기후변화가 지속되는 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농작물 생산량의 감소다.

통계청은 현재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1세기 후반에 강원 산간을 제외한 한반도 지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농작물 재배지는 더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국내 평균 기온이 2℃까지 상승한다면 우리가 주식으로 소비하는 쌀 생산량은 평년 대비 4.5% 감소한다. 김치의 주재료인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70% 급감하며 사과도 약 66% 감소,포도는 2020년부터 고품질 재배지가 급격이 줄어든다는 시각이다.

또한 해수면 기온 상승으로 수산자원의 유형 및 생태계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정선해양관측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50년(1968~2017년) 사이 연평균 표층수온 상승이 1.23℃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0.48℃)에 비해 약 2.6배 높은 수치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온 상승률을 보이는 해역 중 하나다.

해수면 온도상승은 양식어종의 대량 폐사, 해파리, 패독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기후변화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는 이 중요한 식량을 상당량 뺏어갈 것”이라며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농업 변화 대책 지원을 늘리고 각국 정부가 이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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