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같은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임금 차별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여성 직장인들에게 부러움을 자아내게 하는 글로벌 기업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남녀 간 급여 수준의 차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논란을 지속해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프랑스는 올해부터 기업의 임금 지불 내역을 확인하고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심한 기업을 대상으로 시정을 요구하거나 총 임금의 1% 상당을 벌금으로 부과하겠다는 강력한 감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물론 동일한 환경에서 종사하면서도 임금 격차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현상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국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 등 주요 언론사는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이 남녀 임금 평등 실현을 위해 자사 임금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구글은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에 비춰볼 때 남성보다 여성이 임금이 높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구글, “직원이 급여 더 적어”..수천명 보상

구글은 2012년부터 부당한 임금 격차를 알아보기 위한 정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직원 89%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된 228명의 급여에 총 27만 달러의 추가 임금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은 전년도보다 많은 구글 직원 91%에 대해 상세한 분석을 실시, 총 1만 677명의 직원에게 총 970만 달러(약 109억원)의 임금 조정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 것.

구글은 성별 분포와 보상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구글 내 69%를 점하는 남성 직원들이 여성 직원보다 많은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년 만에 이 같은 이례적인 결과가 나온 건 지난해 일부 여성들이 더 많은 상여금과 임금 인상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임금 분석 애널리스트 로렌 바바토(Lauren Barbato)는 "2018년은 '레벨4'의 남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받은 보수가 여성보다 적은 경우가 많이 발견돼 임금 조정이 대거 이뤄졌다. 또 신규 채용자에 추가 지불된 금액은 전체 조정 금액의 49%를 차지했다"고 언급했다.

구글, “사내 남녀평등 위해 노력하겠다

구글은 2017년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모어(James Damore)가 "여성과 남성은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어 여성은 코딩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의 사내문서를 공유해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구글은 성차별에 해당하는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즉시 해고했다.

한편 같은 해 구글에서 근무한 3명의 전 직원이 "유사한 조건에서 거의 같은 일을 하는데도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이 낮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지방 법원에서 기각되기는 했지만 구글을 포함한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이 남녀 임금 격차 해소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일 업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은 경우가 많다고 해서 구글에서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거나 여성에 대한 차별이 해소됐다는 것은 아니다.

구글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은 사내 인사정책에서 등급(leveling)을 배정받을 때 남성보다 낮게 측정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해 수천 명의 구글 직원들은 경영진을 상대로 사내 성희롱 고발 사건의 처리 방식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구글 측도 이번 조사 결과가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임금을 적게 받는 건 아니다’라는 의미일 뿐, 이 결과가 성평등 측정의 완전한 방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구글 직원 약 9만8000명 가운데 약 6만7000명이 남성이다. 여성들이 직면한 구조적 불평등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구글은 급여 조정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사내의 남녀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바바토 애널리스트는 "임금 격차의 해소를 통해 구글이 직원들에게 좋은 직장임을 보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