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된 4대강 되살리자 VS 이명박 녹색 뉴딜 ‘팽팽’

[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환경 정화작업이라기보다 보(洑)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고 연구한 것입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이 보를 해제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물부족 등 부작용은 없는지 보 해제 시 대안은 있는지 등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이며 안정성 검사 후 결과값에 따른 타당한 방안을 발표한 것입니다.”(서울환경연합 활동가 안숙희씨)

▲녹조라떼 ▲생태계 파괴 주범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붙은 4대강이 다시 예전처럼 푸른빛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22일 환경부는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괴물로 전락한 4대강 중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洑) 가운데 3개(금강 세종,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제하고 나머지 2개(금강 백제보, 영산강 승촌보)에 대해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의 4대강 보 해제 방침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당시 집권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념론을 제시하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환경단체 등은 보 해제를 찬성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푸른빛 되찾기에 나선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한국형 녹색 뉴딜 정책을 앞세운?대표적인 치적 중 하나다.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환경단체와 여론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지구 착공식과 함께 한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에 국민의 혈세 22조원을 투입해 추진한 대하천 정비 사업이다.

친환경 보(洑)를 설치해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당초 명분과는 달리 ▲녹조현상 ▲혈세낭비 ▲자연생태계 파괴 등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차인 지난해 8월 환경부는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을 추진하고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 및 평가단'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조사·평가단은 4대강의 보를 개방하고 수질과 수생태, 지하수 영향 등 총 14개 분야를 관찰해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모니터링 중간 결과 물 흐름이 회복되면서 조류농도 감소와 모래 톱 회복 등 서식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공표한 바 있다.

보를 개방하면서 물 흐름은 체류시간이 8.6%~75%까지 감소했고 유속 역시 대폭 개선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꽉 막혀 괴사 직전의 4대강이 보 개방에 따른 효과를 보며 과거 녹조라떼의 죽음의 강에서 점차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야당, “4대강 보 해제는 이념문제로 접근하는 국가파괴행위”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복원 정책에 자유한국당은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 이익보다 이념 문제로 접근해 답을 찾는다"면서 "법적 대응을 포함한 총력 저지에 나서겠다."고 일갈했다.

4일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각각 철거와 부분 해제로 결론 낸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를 찾았다.

현장을 방문한 나 원내대표는 "공주보 해제는 농업용수와 농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라며"정책적으로, 국민 이익과 미래 이익에 의해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다른 잣대로 답을 찾는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일 가운데 제일 잘한일이 4대강 사업, 잘못된 사업이라고 매도해서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선동하는 문 대통령은 정신차려야 한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그는 "2017년 6월부터 4대강 보 16개 중 13개를 개방한 뒤로 지하수 고갈로 농사를 짓는데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환경문제가 아니라 죽고사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최종적으로는 16개 보 모두 개방해야’

환경단체 및 민간 연대는 4대강 보 해제에 적극적으로 반감을 표하면서 추가 해제 작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4대강에는 총 16개 보가 있으며 5개 보만 해제, 상시개방을 발표한 상태다. 한강과 낙동강 등 11개보에서는 보 개방시 변화 값에 대한 충분한 모니터링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제외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조사·평가단은 낙동강 개방실험을 하고 있다. 향후 개방실험이 끝나고 금강 연산강과 같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환경연대를 비롯해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천도교 한울 연대 등 5대 종교환경단체로 구성된 종교환경회의는 2월 28일, ‘강물은 흘러야 생명입니다’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평가 결과에 따른 것으로 국가 물관리 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안숙희씨는 데일리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오는 8월 대통령 산하에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신설되고 본 방안이 시행되는 것은 연말께 예상된다."면서 "때문에 본격적인 보 해제 작업은 내년 혹은 내후년 쯤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 사회적 합의가 잘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전충남녹색연합 측은 금강의 3개 보를 모두 해제해야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금강에는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가 있으며 이번발표를 통해 해제가 결정된 보는 세종보와 공주보다. 백제보는 상시개방할 예정이다.

개방된 금강 보(洑) 현재 상태는?

금강의 수문은 지난 2017년 11월 개방됐다. 작년에는 4대강 중 유일하게 모든 보의 수문이 열렸다. 수문 개방만으로도 금강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먼저 모래톱이 회복됐다. 모래톱은 강을 정화시켜주는 천연 필터역할을 한다. 또한 새들의 서식처이자 물고기들의 산란처다.

흐르는 강과 모래톱을 찾아온 물새들은 보가 개방되지 않은 이전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녹조라떼’라고 불리는 녹조(클로로필A)는 금강 3개 보 완전 개방 이후 57~86%씩 감소했다.

어종 생태계도 회복세를 보였다. 상시개방했던 세종보에서는 물 흐름이 빠른 곳에서 서식하는 피라미, 돌마자, 흰수마자 등의 어류가 증가했다.

하지만 상시개방으로는 망가진 생태계를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수문을 개방해 강물이 흐를 수는 있겠지만 결국 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시설물이 이를 막고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종적으로는 하구둑까지 해제작업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강 하구는 오염물질이 쌓여 막혀있어 웅어, 연어를 비롯한 회유성 어종(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종) 생태계가 약화된 상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양준혁씨는 "백제보는 개방기간이 매우 짧아서 생태계 회복의 변화를 관찰을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상시개방 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보 개방은 세종보가 지난 2017년 11월, 공주보가 지난해 3월 전면개방한데 반해 백제보는 지난해 10월 보름정도 개방한게 전부다.

양씨는 "공부보와 세종보가 해제작업을 한 이후 백제보 역시 단계적으로 개방을 거쳐 해제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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