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전 세계 15세 미만 소아암 환자 가운데 약 45%가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료 관련 국제연구팀이 분석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발표했다. 소아암 진료 비율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약 40만 명이 새롭게 소아암에 걸리지만 국가 의료제도 하에 등록된 사람은 절반 미만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과학자인 에바 스텔리아로바 푸쉐 (Eva Steliarova-Foucher)는 미진료 소아암 환자에 대해 “거의 대부분 사망하며 사망 진단서에는 암이라는 병명이 기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사 국가의 60%는 암 등록 제도가 없으며 제도가 있는 국가에서도 국민의?일부만 커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질병이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지표화한 '질병 부담(Burden of Disease)'을 새로운 방식으로 산출한 것. WHO의 통계(Global Health Observatory)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UNICEF)의?건강과 가정에 관한 조사를 통해?얻은 데이터도 포함했다.

연구에서는 1차 의료(primary care)의 이용 및 전문 치료 소개의 전반적 수준을 고려했다.

논문 수석 저자인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재커리워드(Zachary Ward)는 "소아암 환자는 거의 2명 중 1명꼴로 한 번도 진단 받지 않고,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소진단은 이전부터 문제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연구로 그동안 부족했던 구체적인 수치가 드러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200개국 데이터를 조사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중앙아시아, 태평양의 섬 등에서 미진료소아암 환자가 절반 이상에 달했다. 반면 미국, 유럽, 캐나다에서는 그 비율이 3%였다.

한편, 2015년 기준 소아암 신규 환자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체 또는 감소했지만 92%가 중·저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다. 논문은 2015~2030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670만 명의 소아암 신규 환자가 발병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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