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시각장애와 정신분열증 관련성 임상연구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선천적 혹은 조기 실명의 경우 정신분열증 발병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기존 사례 연구에서 제시된 바 있다.

최근 46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시각장애가 정신분열증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에 따르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연구진은 1980년부터 2001년까지 보고된 피질맹(cortical blindness,겉질시각상실) 환자 가운데 정신분열증 발병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데이터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는 46만 7945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전체의 0.4%에 해당하는 1870명이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샘플 전체 가운데 66명이 피질맹이었지만 정신분열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연구는 샘플수가 매우 크고 정신분열증에 대한 새로운 측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선천적 피질맹 사례에 대한 연구를 관찰한 결과 (정신분열증) 보호 현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번 임상조사 데이터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피질맹이 정신분열증을 줄이는 열쇠라는 증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연구 데이터는 14~35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인생 후반에 정신분열증이 발병한 경우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각장애와 정신분열증의 관계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은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기능부전, 즉 ▲소리인식 ▲주의력 ▲기억력 ▲언어 사용을 맡는 부분의 능력을 증대시킨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신분열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될 가능성이 있고 질병 징후를 조기에 발견·대처함으로써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정신분열증 치료에 있어 감각인지 기능에 중점을 둔 인지 트레이닝과 피질 기능을 재구축하는 치료전략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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