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트업 "모인", 규제 샌드박스 날개 달고 훨훨
#1. 스타트업 "모인", 규제 샌드박스 날개 달고 훨훨
  • 신다혜 기자
  • 승인 2019.01.29 2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포스트=신다혜 IT 전문기자] “유학길에 오르기 전, 만들었던 씨티뱅크 계좌를 정작 미국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주요 은행 지점이나 ATM기기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미국,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각 지역마다 위치한 로컬은행을 많이 이용한다. 해외 송금 애플리케이션 ‘모인’의 서일석 대표는 한국에서 돈을 받을 때마다 멀리 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은 국제 전상망인 스위프트(SWIFT)를 통해 거래된다. 따라서 송금 시간이 오래걸릴뿐더러 전신료, 중개은행수수료 등의 문제가 있음에도 은행에서 다루는 수많은 서비스 중 일부일 뿐이었기 때문에 각 은행에서 크게 개선의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

지난 2015년부터 국내에서는 외국환거래법이 완화되는 추세였다. 그는 수십년간 고착됐던 기존의 솔루션을 대체할 블록체인 기술을 발견, 2017년부터 새로이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에 힘입어 소액 해외송금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의 생활패턴, 금융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함에 따라 서비스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

모인은 창업 당시 중국, 일본에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과 싱가포르에도 송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해외 송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모인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국으로 300만원을 송금할 경우, 수취인이 직접 출금할 수 있는 금액은 약 2658달러(약 297만원)다. 주요 은행인 A를 통해 송금할 경우 2584달러(약 289만원)로 약 74달러(약 8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

기존 해외송금 시스템은 송금인이 있고 수취인이 있다면 그 중간엔 여러 중개은행들이 존재한다. 당연히 처리 시간도 오래 걸리고 수수료 등의 비용도 많이 발생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인 ‘중개자를 없애는 것’과 공공장부에 기반한 투명성과 안전성에 주목, 송금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송금한 금액을 암호화폐로 전환해 해외 거래소에 보내고, 다시 해당국 화폐로 바꿈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단축했다.



◆정부주도 '규제 샌드박스'로 신기술 활용한 송금 서비스 구현 가능할까

최근 과학기술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지난 10일, IC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성장하는 신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발표했다.

이는 규제를 해소하고 스타트업 및 다양한 신기술과 인재들이 보다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이련주 규제조정실장은 "이로써 소비자는 신제품·서비스 선택권이 확대되고, 정부는 합리적으로 규제를 정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인은 이번 규제 샌드박스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기업’으로 수취인의 한도 증액과 복잡한 실명인증 절차 간소화 등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모인의 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한화를 보낼 수 있는 금액 한도는 연간 3만 달러(약 3300만원)다. 특히 개인고객과 법인고객의 송금 한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 개인 고객들에게도 그렇게까지 많은 한도가 아닐뿐더러, 법인 고객들은 금액을 듣자마자 난색을 표한다는게 서대표의 설명이다.

규제 샌드박스 승인 심사는 오는 3월 내에는 결과가 나올것으로 관측된다. 모인 측은 서비스 승인을 받으면 블록체인 기술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각 국 마다 송금을 둘러싼 현행법이 다르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송금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인의 설립 취지인 “안전하고 투명하며 빠른 송금”을 위해서 이번 규제 샌드박스에 신청한 바와 같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겠다는 주장이다.

서 대표는 “블록체인이 출시 당시에는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며 “그러나 해당 산업이 성장하고 기술에 대한 안정성도 강화된 만큼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거래 중개자를 없애고 탈중앙화 시스템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 나온 목적과 모인의 가치가 부합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가 2008년도 경부터 해외송금을 시작했습니다. 송금 한도나 법인 고객을 잘 관리해서 크게 성장했죠.” 그에 반해 한국의 해외송금 시스템은 규제 때문에 한계가 정해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당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본금이나 창업 요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해외송금 시장은 증가하는 유학생과 사업, 온라인 직구 거래 등으로 인해 꾸준하게 성장 중이다. 서 대표는 “특히 유학생 고객들은 서비스를 한 번 쓰고나면 주 사용자가 되는 경우도 많고 입소문도 빨라서 고객 유치에 용이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시장성을 입증받는 방법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인정받아 점차 규제와 한계를 극복하는 길뿐이다.

특히 핀테크 관련 사업은 돈을 다루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설득시키기가 한층 더 쉽지 않은 만큼, 모인은 서비스 향상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지난 10월에는 삼성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Lab 입주사 스타트업 4기로 선정돼 연구개발을 지원받고 있다. 모인은 해당 지원을 통해 블록체인 외에도 각 국에 맞는 송금 전산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