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양 단체의 점입가경 ‘진탕싸움’

[데일리포스트=정태섭 인턴기자]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니 상식적으로 말이되나?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지 마라. 의사들 역시 의사면허를 살인면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진료하고 싶지 않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지난 2013년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오진해 사망케 한 혐의로 의사 3명이 법정 구속된 사건을 놓고 대한의사협회가 총궐기대회에 나서기에 앞서 환자단체가 의사면허를 살인면허 특권면허로 변질시킨다며 의협을 겨냥해 규탄한 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사의 선의적인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를 놓고 의사들을 구속한 것은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구속된 의사들을 석방하고 의사들의 진료 거부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의사단체의 총궐기 대회에 앞서 환자 단체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은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단체가 환자 선별 진료거부권을 도입해 과실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를 위한 특례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환자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의사특권만 요구하지 말고 환자 안전과 보호부터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의사면허를 살인면허 특권면허로 변질시키는 의사협회를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이 발끈한 데는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고 적시한 환자단체의 내용 일부에서다.

최 회장은 7일 의협 용산 임시회관에서 ‘비합리적, 비상식적 자칭 환자단체들 비판’이라는 제하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니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냐?”면서 “의사면허가 살인면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진료 받지 말라”고 일갈했다.

최 회장은 또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뭐하러 진료를 받으러 오냐?”며 “의사들 역시 그렇게(살인면허)생각하는 사람들을 진료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진료거부권과 진료 선택권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를 의협과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돌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악의적으로 폄훼하고 음해하고 증오하고 의사면허를 살인면허라 부르는 사람들 때문에 의사들이 진료거부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환자단체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의사들의 의사면허를 살인면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외국에도 의사들이 많으니 진료를 받으려면 외국으로 가라”며 비꼬았다.

의사면허를 살인면허라고 주장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을 상대로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심각한 행위며 왜곡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을 대해 환연측 역시 명예훼손 등 법적 맞대응에 나섰다.

환연측은 8세 어린이가 의사 3명의 연속된 오진으로 사망했지만 해당 의사들은 의료과실을 부인하고 유족과 합의조차 하지 않아 법정구속이 됐지만 의협은 재발 방지와 사과 대신 환자 선별 진료거부권과 과실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행태로 일관한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환연측은 성명서를 통해 “의협 최대집 회장은 기자회견문 중에서 ‘의사면허’,‘살인면허’라는 단어만 부각시켜 의미가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왜곡했다.”면서 “환연과 유족들이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살인면허’ 단어가 단 1회 나오고 ‘의사면허를 살인면허. 특권면허로 변질시키는 의협’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반박했다.

환연은 또 “당시 기자회견문에도 적시됐지만 문장에는 환자단체들이 의사면허를 살인면허로 단정해 의사면허를 가진 13만 명의 의사들이 의사면허로 환자를 살인한다.”고 해석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분명히 명예훼손적 발언인 만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환자단체는 최근 의료공급단체에서 환자단체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형사고소를 남발하는 것과 관련 심각한 우려감을 표명하면서 앞으로 의료공급단체의 무고성 형사고소에 대해 무고죄 및 민사소송으로 엄중히 법적 책임을 물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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