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개 시·군 중 76곳…단말기 AS센터 단 한곳도 없어

[데일리포스트=김영진 IT 전문 기자] 국내 단말기(스마트폰)판매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판매 순위 1위라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위한 AS센터 수는 단말기 판매매장 수 대비 단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화려한 포장만 앞세운 삼성전자의 씁쓸한 이면이 고스란히 비춰진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제조사가 주 수입원인 단말기 판매에만 집중할 뿐 단말기 사용 과정에서 잦은 고장으로 AS가 절실한 소비자에 대한 지원 정책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통계청 자료와 삼성 서비스 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비교 분석한 결과 전국에 설치된 삼성 서비스센터 수는 총 185개로 3만개에 이르는 통신 매장 수 대비 0.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 절반 이상 수준인 60%가 삼성 단말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비스센터 당 약 18만명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김 의원은 “국내 단말기와 요금 서비스는 제조사와 이통사의 결합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돼 실제 이용자들은 제조사에게 지불하는 소비자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사실 휴대폰 등 단말기 판매를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삼성과 같은 제조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AS센터 수는 서울과 수도권과 달리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의 경우 1개의 서비스센터에서 약 32만명의 삼성 단말 이용자에게 수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만큼 AS센터가 턱 없이 부족했다.

아울러 충북과 전남의 경우 역시 서비스센터 당 커버해야 하는 면적이 매우 넓어 이용자가 접근하기가 상당히 불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AS센터 수가 적을 경우 이용자에게 열악한 편의를 제공할 우려가 있고 수도권 외 지역으로 갈수록 서비스센터 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삼성전자는 전국 곳곳에서 휴대전화 판매가 가능한 유통구조는 갖춘 반면 휴대폰 유지 보수에는 소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감에서 김 의원이 과기정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쟁사 LG전자의 경우 2곳을 제외한 나머지 AS센터를 외부업체에 위탁한 반면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주)와 AS업무 계약을 체결해 삼성전자서비스가 전국 직영센터와 각각 하도급계약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제조한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과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7개도 기준 131개 시·군 가운데 55개 시·군 정도에만 삼성서비스센터가 입점한 상태이며 전남과 22개 시·군 중 6곳, 강원도의 경우 18개 시·군 중 6곳만 서비스센터가 입점할 만큼 열악하다.

때문에 일부 지역의 삼성 단말기 이용자는 휴대폰 고장 시 수리가 시급하지만 AS센터가 전무해 수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내 단말기 판매 1위 삼성전자가 판매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AS에는 무관한 것이라는 방증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판매 영업소 보다 공식 수리점을 더 많이 운영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00개 수준의 지점과 대리점 등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공식수리점은 1244곳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가정마다 보유대수가 1~2대에 불과한 자동차와 달리 휴대전화는 이제 전 국민이 한 대 이상 보유할 만큼 국민들의 필수품이 됐다.”며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1위 단말업체인 삼성전자가 판매량에 걸 맞는 사후 AS인프라 보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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