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내외 미사 참례…지켜보는 카톨릭 신도들 ‘감동’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평화를 빕니다. 카톨릭 방송을 통해 중계된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의 미사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강론을 경청하는 문 대통령과 미사포를 곱게 쓴 영부인의 모습에서 평화는 이미 우리 가슴에 와닿았다는 확신이 섰습니다.”(직장인 이민정 유스티나)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7일(현지시간)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했다.

전 세계 카톨릭 수장이며 성지로 추앙받고 있는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의 이날 미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마치 한국의 성당의 미사에 참석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한국어로 진행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 제목과 카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 내외의 방문을 기념하며 배려라도 한 듯 이례적으로 미사가 진행된 것이다.

이날 미사는 국무총리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집전했다. 통상적으로 교황청 자체 미사를 제외하고 외부 미사를 교황과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것이 드문 만큼 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을 위한 각별한 배려가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사 강론은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첫 문단을 이탈리아어로 포문을 열었고 뒤이어 서울대교구 장이태 프란치스코 신부가 한국어로 이어 갔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미사 시작 전 “문재인 대통령님과 김정숙 여사님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전하면서 미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청은 미사경본(찬송과 기도문이 적힌 소책자)을 특별히 제작해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54페이지 분량으로 바티칸 대축일 수준의 경본은 이탈리어아와 한국인 신도들을 위해 한국어로 각각 나눠 편집됐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이날 미사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어 미사가 가능토록 배려해준 교황청과 미사를 집전해준 파롤린 국무원장 등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기념사를 낭독했다.



문 대통령은 “찬미 예수님!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가톨릭의 고향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여러분과 만나고 미사를 함께 올려 참으로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반세기 전인 1968년 10월 6일 이곳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의 순교자 24위가 복자품에 올랐다.”면서 “한국말로 된 기도와 성가가 대성당에 최초로 울려 퍼졌고 500명의 한국 신자들은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배려 가득했던 교황청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또“저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만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한반도 평화의 초석을 다졌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고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 세계에 천명했다.”면서 “지금까지 남 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할 것이며 여러분 모두의 평화를 빌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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