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20년…매출 40배 끌어올려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중국 진출 20년째 들어서고 있는 농심이 지난 1999년 독자사업 첫 해 매출 700만 달러에 올 상반기 1억 3000만 달러에 이어 연말까지 2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누적매출 역시 상반기 기점으로 20억달러를 돌파한 농심은 외국기업의 성장세가 녹록치 않기로 소문난 중국 시장에서 20년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입맛 까다로운 중국 시장서 농심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된 마케팅’이 제대로 적중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농심이 중국시장에서 성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농심의 중국사업 20년과 맥을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바둑의 나라’ 중국과 중국인의 정서를 마케팅으로 접목시킨 농심의 ‘민심 잡기’ 마케팅이 꿰뚫었다는 해석이다. 결국 지난 1999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중국의 인기 스포치인 바둑을 통해 ‘신라면을 각인시킨 辛의 한수’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농심의 중국 시장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중화 마케팅’이 시작됐다. 이후 1999년부터 청도공장과 심양공장 등을 잇따라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중국사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농심의 성공 비결은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다.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광고나 마케팅은 철저히 현지 문화와 트렌드에 초점을 맞췄다.



신라면은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신라면은 올해 중국의 메이저 신문인 인민일보 인민망의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농심은 중국의 라면 문화에 혁신을 가져다줬다.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중국인의 ‘포면(包面)’문화를 끓여먹는 한국식 라면 문화로 변화시켰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은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가 개막돼 5개월간의 대국 일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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