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된 한국…북한이 협조했다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외국 영화를 보면 유럽 곳곳을 횡단하는 열차가 등장한다. 열차의 내부는 침대칸이 마련된 2인 1객실이며 차창 밖으로 알프스의 전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이 내다보이는 유라시아 대륙철도를 이제 우리나라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부터 나흘간에 걸쳐 키르기르스탄 비슈케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 가입안건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의결되면서 정회원국이 됐다.

이번에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국으로 의결된 우리 정부는 유라시아 대륙철도망 연계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이후부터 꾸준히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가입조건으로 기존 회원국 만장일치 찬성을 요구하는 OSJD의 정관 규정 탓에 번번히 고배를 마셔왔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개최된 OSJD 장관회의에서 정회원국인 북한과 중국이 각각 반대표와 기권표를 던지면서 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열린 제46차 회의에서는 두 차례 걸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북한의 기존 태도가 변화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장인 손명수 철도국장은 의제상정에 앞서 공식연설을 통해 회원국에 한국 가입안 지지를 요청했고 북한 역시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정부의 가입이 최종 결정됐다.

아울러 우리나라 철도의 유라시아 철도망과의 연계를 위한 국제적 기반이 마련되고, 남북경협 등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OSJD 가입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는 28개 회원국 가운데 알바니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쿠바를 제외한 24개국이 참석했다.

OSJD는 유럽-아시아 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로, 국제철도운송협정을 관장하고 국제운송표준 원칙을 수립한다. OSJD는 1956년 6월 러시아(구 소련), 중국, 몽고, 북한 등 12개 국가 간 화물운송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세워졌다.

현재는 TSR, TCR, TMGR(몽골 횡단철도) 등 유라시아 횡단 철도가 지나가는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총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