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미국 애플이 자사 PC '맥(Mac)'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를 개발해 독자 칩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2020년 애플 자체 칩 탑재한 맥 등장할까

이 소식을 처음 전한 블룸버그는 해당 획은 "칼라마타(Kalamata)'라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 독자 개발한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 PC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계획은 이미 애플 경영진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향후 일정이 지연되거나 계획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인텔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맥에 탑재하는 것은 애플 입장에서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인텔의 제품 개발주기에 좌우되지 않고 애플의 일정에 따라 컴퓨터를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HP Inc, 델 테크놀로지, 중국 레노보, 대만 에이수스 등 주요 컴퓨터 업체들은 모두 인텔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있다. 애플이 자체 칩 기반 컴퓨터를 개발하면 경쟁사보다 신속하게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통합 할 수 있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트, 애플워치, 애플TV에 자사가 개발한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있는데 프로세서는 영국 반도체 개발회사 ARM 홀딩스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 모바일 OS 탑재 제품과 맥 연계가 보다 긴밀해지는 것이 두 번째 장점이다.?이미 애플은 마지팬(Marzipan)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마지팬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앱을 맥에서도 구동하게 지원하는 것으로 연내 출시 목표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위협느끼는 인텔....맥이 PC 칩 독립의 기폭제 될 수도

맥에도 애플이 제조한 프로세서가 탑재된다면 인텔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보도가 나온 2일(현지시간) 인텔 주가는 한 때 9%까지 폭락하는 등 큰 충격을 받았다.



인텔 칩 전략은 ‘성능’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애플은 특유의 사용성이나 디자인 쪽에도 많은 관심을 두기 때문에 애플의 최근 움직임이 양사의 칩 전략 차이에도 기인했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iOS와 맥OS 통합이 애플의 오랜 숙원이라는 사실도 큰 몫을 차지했다.

인텔은 PC용 프로세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업체다. 물론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애플 매출 비율은 5% 정도로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애플 독립을 계기로 다른 PC 업체로 자체 프로세서 채택 움직임이 확산된다면 인텔의 불안감은 점점 더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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