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MIT가 인간 두뇌 냉동 보존 구상으로 화제를 모은 스타트업 ‘넥톰(Nectome)’과의 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신생 기업 넥톰은 최첨단 방부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 두뇌를 보존해 저장된 기억과 의식을 디지털 데이터로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 ‘100% 치사율’로 생명 존엄성 논란 야기

사실 보존된 두뇌 정보를 디지털화해 업로드한다는 넥톰의 구상은 그간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뇌를 컴퓨터로 저장시키려면 알데히드 안정 냉동 보존법(ASC)이라는 첨단 방부처리 기술을 활용해 몸을 냉동 상태로 만들고 뇌를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

이 일련의 과정이 사람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진행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창업자인 로버트 매킨타이어(Robert McIntyre)도 '치사율 100%'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미국에서도 5개 주에서 6개월 이하 시한부 환자에게만 허용된 일종의 조력 자살을 부추기는 실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넷톰은 일단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1만 달러(약 1070만원)에 뇌 보존 희망 신청자를 받았다. 그 중에는 실리콘밸리 투자회사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최고 경영자 샘 올트먼(32)도 포함돼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넥톰은 현재 회사 웹사이트 ‘최근 보도에 대한 입장(Reponse to recent press)’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후 조치는 추가 연구 이후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 뇌의 임상 보존은 인류에게 혜택을 줄 매우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의학 및 신경과학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오픈된 연구개발을 진행할 경우에 한한다. 현재 생체 보존을 서두르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이후 올바른 방식의 채택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거센 비판에 MIT 협력 중단 결정

기술지 MIT테크놀로지 리뷰에도 나와 있지만 MIT와 넷톰의 관계가 이 회사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을 받아왔다. 또 MIT 미디어랩의 저명 신경학자 에드워드 보이덴(Edward Boyden)은 넷톰에서 국가 보조금 형태로 돈을 받아왔으며 넥톰의 창업자 두 명도 MIT의 졸업생이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 4일 보도에 따르면 미디어랩은 성명에서 "회사 사업계획의 과학적 전제와 회사가 발표한 일부 성명을 검토한 결과, "양자 합의에 따라 MIT와 넷톰 협력 관계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성명 마지막 부분에 미디어랩은 뇌의 보존과 미래 업로드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적 확증은 아직 없음을 시사했다.

신경과학의 발전은 아직 충분치 않아 기억 및 정신과 관련된 다양한 생체분자를 모두 온전히 보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또 인간의 의식을 재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넥톰 측은 MIT테크놀로지 리뷰에서 "그간 MIT의 조력에 감사하고 그들의 선택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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