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그림 하나 놓고 ‘종북론’ 펼친 자유한국당

[데일리포스트=황정우 기자]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허위사실 유포자)

2018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은행이 때 아닌 ‘종북’ 논란에 빠져 곤욕을 치루고 있다. 지난 22년간 우리은행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우리미술대회’ ‘대상’ 작품에 그려진 인공기 그림을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본사 항의방문을 한데 이어 유튜브와 SNS에는 우리은행을 겨냥한 악의적 내용의 동영상이 유포됐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우리은행 본사를 찾아 미술대회 대상 인공기 그림의 진위를 밝혀 달라며 손태승 은행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우리은행 본사를 찾은 이세창 자유한국당 전국상임위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한 초등학생이 순수한 마음으로 인공기를 그렸다고 하더라도 어린아이의 그림을 종북 확산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손태승 은행장을 만나기 위해 본사 안으로 들어서다 직원들이 가로막자 “추운날씨에 4선 의원이 직접 오셨는데 무례하다.”며 특권 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수난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 유튜브와 SNS에는 논란이 된 초등학생의 인공기 그림과 함께 우리은행이 북한에 수십억원을 지원했다는 내용의 글과 영상이 유포됐다.

‘[단독] 우리은행 30억원 대북송금 정황 드러나’라는 제하의 문제의 동영상에는 우리은행이 중국 은행에 30억원을 송금했고 이 돈이 북한 노동당 수뇌부에 넘어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악의적인 내용을 담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관련 제목으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고 게시물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업평판과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됨에 따라 형사고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유포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처벌과 함께 유언비어로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리은행이 북한에 자금 30억원을 송금했다는 내용을 유튜브 등에 올린 유포자는 특정 종교와 친박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유포자는 자신이 게재한 내용물과 함께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등 성경 문구를 인용하고 있으며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거나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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