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美 FCC의 망중립성 폐지는 4차 산업혁명 근간 훼손”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망중립성 원칙 폐지의 결과는 인터넷 기업들의 혁신과 향후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할 것입니다.”(한국인터넷기업협회)

지난 15일(한국 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을 우려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소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우려 섞인 반응이다.

FCC는 지난 15일 망중립성 폐지를 결정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에서 특정 트래픽을 임의로 차별하거나 차단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누구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보장성을 말한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 기본적인 인권 가치를 확산시키고 혁신과 경쟁, 개방성과 다양성을 발현하고 확대하는데 그간 기여해왔다.

하지만 이번 FCC의 망중립성 폐지는 향후 미국 뿐 아니라 망중립성 원칙을 지지하고 있는 전 세계 국가들에게 심각한 타격과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으로 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독선적인 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망중립성 폐지 결정 이후 미국 내 인터넷 기업들은 물론 이용자들이 폐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고 앞으로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향후 인터넷기업들의 혁신과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협회측의 이 같은 입장은 망중립성 원칙이 한국의 인터넷기업들이 성장하는데 기반이 돼 왔고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망중립성 폐지는 관련 시장의 커다란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 웹 개발사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인터넷 종량제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예컨대 매달 사용량을 10기가 바이트만 사용토록 제한을 하거나 특정 사이트 접속 시 추가비용을 지불토록 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망중립성을 지지하고 있는데 미국 자체가 망중립성을 지키지 않으면 국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망중립성이 폐지되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이들 대다수가 ICT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망 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망 사용료가 증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큰 부담감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망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문재인 대통령의 네트워크 기본권 확대 공약은 물론 차세대 인터넷 산업의 육성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망중립성은 더욱 공고하게 유지돼고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 인터넷 산업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거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열악한 환경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하고 강화해야만 국내 인터넷 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미래산업 육성도 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미국 망중립성 폐지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인터넷 생태계 유지를 위한 법과 제도, 정책 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