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경북 포항 지진으로 연기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큰 혼란을 겪은 59만 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들 역시 여진의 큰 영향 없이 무사히 수능이 끝나 안도하고 있다.

포항 북부지역 수험생들은 남부지역에서 시험을 치뤘고 정부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영천과 경산 등 인근 지역에 예비시험장을 마련했다.
 
아울러 경북 수능 상황본부를 설치한 포항교육지원청은 수능 전날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경찰과 소방당국도 시험장 경비와 수험생 편의 제공을 위해 주력했다.

일본 언론들은 대입시험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했다”고 총평하는 한편 한국의 입시 경쟁과 학력중시 분위기를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주 수능시험 연기 결정도 대서특필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매년 거국적으로 수험생을 지원한다”며 “올해도 경찰이 오토바이와 순찰차로 지각할 것 같은 수험생을 시험장으로 데려다 주거나 영어 듣기평가 중에는 모든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됐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NHK는 23일 수능 관련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방송은 "지진의 영향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됐다"며 "23일 오전 8시반부터 전국 1천200개 시험장에서 59만명이 시험을 응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서울 시내 고사장에는 새벽부터 많은 후배들이 모여 응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방송은 한국의 수험 경쟁의 과열 배경으로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좋은 대학이 안정된 생활로 이어진다는 한국인의 인식을 꼽았다. 아울러 젊은층의 취업 경쟁이 치열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수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6월 공공기관 채용 시험 원서에 출신지와 학력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할 방침을 밝혔으며 향후 민간 기업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니케이신문은 “천재지변에 의한 시험 연기는 처음”이라며 “시험장 입구까지 수험생 학부모와 후배들이 모여 "지진에 지지 말고 힘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다양한 응원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으로 수험생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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