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지난 4월 이산화탄소·메탄·수소가 존재해 생명체 생존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진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심해에 열수(熱水)가 분출하는 구멍(이하 열수분출공)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최신 연구 자료가 공개됐다.

해양형 이론에 따르면 생명은 뜨거운 물을 분출하는 심해의 열수분출공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연구결과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에서 미생물이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IT 전문 매체 기가진(Gigazine)은 지난 14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 자료를 인용해 엔셀라두스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얼음아래 바다가 존재했으며 열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금까지의 연구로 이산화탄소·메탄·수소가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으며 ‘엔셀라두스에는 수십억 년에 걸쳐 일종의 외계 미생물이 번식해 진화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나사(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셀라두스가 어떻게 해양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밝혀냈다.

엔셀라두스의 빙하 아래에서 일어나는 조석력(潮汐力, 조석 현상을 일으키는 힘)으로만 가열됐다면 3000만 년도 지나지 않아 얼었을 테지만 2017년 현재까지 바다로 존재하는 이상 조석력 이외의 어떠한 힘의 작용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자들이 카시니의 관측과 일치하는 모델을 만든 결과 엔셀라두스의 해양이 액체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위성의 코어(core)가 다공성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공성 암석을 통과하는 물은 과열된 섭씨 90도 이상에서 해저 깊은 곳에서 바닷물이 솟아오르는 용승(湧昇)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핫스팟은 엔셀라두스 남극 부근에서 많이 관찰되었으며 온도가 높기 때문에 남극 근처의 얼음은 다른 곳보다 얇았다. 연구팀은 이 과열 메커니즘에 의해 해양이 1000만 년은 유지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지구에서 생명이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심해에 존재하는 열수분출공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엔셀라두스에서 지구와 비슷한 열수분출공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생명이 진화했을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가엘 쇼블레(Gael Choblet)씨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외계인의 존재까지 추측할 수는 없지만 열수 활동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적어도 미생물이 출현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만약 지난해 발표된 가설이 맞는다면 활발한 열수 활동은 위성이 만들어진 시점, 혹은 태양계 시대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임페리얼컬리지런던의 라비 데사이(Ravi Desai)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엔셀라두스에서의 이번 발견은 얼음으로 덮인 목성과도 관계가 있다. 특히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가니메데를 생각할 때 매우 흥미롭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엔셀라두스에서 일어난 화학물질의 상호반응에 대해 시뮬레이션해 화학물질과 열이 해양에서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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