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딥마인드가 세계최강 AI 바둑기사 알파고의 새버전 ‘알파고 제로(AlaphaGo Zero)가 스스로 바둑을 배우는 방식으로 기존 알파고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18일(현지시간) 과거 시합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대국만으로 바둑기술을 습득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를 발표했다. 알파고 제로는 인류가 5000년 동안 쌓아왔던 바둑 기보를 불과 36시간 만에 따라잡았고 단 21일 만에 5월 중국의 커제 9단을 이긴 업그레이드 버전 '알파고 마스터'를 이기면서 명실공이 세계최대 바둑기사로 우뚝 섰다.

알파고 제로는 그간 3차례 공개됐던 기존 알파고와 달리 학습 없이 스스로 수천만 번에 달하는 바둑을 두면서 기보를 독학해 실력을 키우는 자가학습을 통해 발전했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알파고 제로가 이세돌 9단을 4대1로 꺾었던 초대 알파고를 뛰어넘는데 걸린 시간은 3일로 기록 전적은 무려 100전 100승이다.



이어 21일 만에 커제 9단을 3대0으로 완파한 알파고 마스터를 이겼다. 알파고 제로는 알파고 마스터와 100번 겨뤄 89승 11패를 기록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제로가 알파고 모든 버전을 능가해 세계 최강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40일"이라고 밝혔다.

또 알파고 제로는 기존 버전과 달리 단일 신경망(뉴럴 네트워크)으로 작동된다. 알고리즘은 단순해졌지만 빠르고 강력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초대 알파고에는 인공지능칩셋 텐서플로세싱유닝(TPU)가 48개 필요했지만 알파고 제로는 불과 4개로 가동한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 강화를 위해서는 이른바 '빅데이터'를 통한 머신러닝이 필요한데 이러한 빅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이 AI 시스템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제로의 성공이 빅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신약개발과 에너지 절약 대책 등의 분야에서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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