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기 앞에서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생후15개월 아기가 어른이 어떤 과제에 고군분투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도 끈기 있게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최신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이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9월 21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 스스로 무언가에 최선을 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아기가 어른이 한 것을 단지 흉내 내는 것이 아니며 성인에게 주어진 과제와 다른 과제를 주었을 때도 끈기 있게 노력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학습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MIT 연구진은 생후 13개월~18개월(평균 15개월) 아기 총 26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기본 단계는 다음과 같다. 두 그룹에게 먼저 연구자가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서 고무 개구리를 꺼내는 등 3가지 다른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그룹 아기에게는 좀처럼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30초간 애쓰는 모습을 보인 후 목표를 달성한다. 다른 그룹 아기에게는 단 10초 만에 쉽사리 과제를 해결하고 30초간 3번 쉽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 경우 모두 연구원은 “여길 봐. 뭔가 있는데 꺼내보자! 잘 될까? 안되네...그럼 이렇게 해볼까?” 등등 아기에게 말을 걸면서 실험을 진행했다.

성인이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각기 보여준 뒤, 음악이 나오는 펠트로 덮은 상자를 보여주며 아기에게도 음악을 틀어 보라고 재촉한다. 상자에는 큰 빨간 버튼이 붙어있지만 눌러도 음악은 나오지 않는다. 핵심은 아기가 얼마나 끈질기게 이 버튼을 누르는가이다.

3가지 실험 모두 연구자가 과제를 쉽게 해결한 그룹보다 노력하는 모습을 본 그룹의 아기들이 누르는 횟수가 많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실험에서 연구자가 노력하는 모습은 본 아기들은 평균 23번 버튼을 누른 반면, 쉽게 과제를 해결한 다른 그룹의 아기들이 누른 횟수는 12회에 그쳤다. 12회라는 횟수는 성인이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상자를 보여준 경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또 연구원이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아기와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부르거나 아기의 관심을 끌기 위해 높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등 아기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려고 한 경우에 배움의 효과는 더욱 강화되는 결과도 얻었다.

논문 수석 저자인 로라 슐츠는 일련의 연구 결과는 “아기가 불과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도 노력의 가치를 배울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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