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마이닝(채굴) 사업에 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24일 금융회사인 ‘SBI홀딩스’와 ‘마넥스그룹’,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GMO인터넷’과 ‘DMM 닷컴’ 등 금융 및 인터넷 업체들이 가상화폐 채굴사업 진출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BI홀딩스는 지난 8월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SBI크립트’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전기요금이 저렴한 해외에 채굴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GMO인터넷은 전용 컴퓨터를 자체 개발했으며 100억엔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부터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북유럽에 전문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비교적 저가에 재생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추운 날씨가 컴퓨터의 발열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넥스그룹은 독자 가상화폐 발행과 채굴을 검토 중이며 DMM 역시 100억엔규모의 투자 설비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주식과 FX에서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투기자본의 유입으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은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세계 최대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며 ‘채굴’을 통한 신규수익원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영국 벤처기업 ‘블록체인’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자의 총수익은 9월 기준 하루 평균 약 784만 달러(약 88억9000만 원)에 달해 2년간 10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전 세계 수십 명으로 추정되는 엔지니어로 구성된 '비트코인 코어팀‘이라는 단체가 거래규칙을 정하며, 기록 작업에 따라 실제 거래를 지원하는 채굴자 역시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시장은 저렴한 전기료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업체들이 70% 정도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8월 비트코인 분열 소동 당시 거래지연 등 해결 방법을 둘러싸고 기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라는 신규 가상화폐로 분리할 때에도 일본은 발언권이 거의 없었다.

니케이는 중국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일본이 일정 점유율을 차지해 가상화폐 시스템 운영 방법 등에 대한 시장 내 일본 발언권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기타오 요시타카(北尾 吉孝) SBI홀딩스CEO는 “중국세력이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는 현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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