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사령탑 호령한 김준기 회장…최악의 '성추문' 퇴진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자신의 여비서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뒤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임 의사를 밝힌 김 회장은 지난 2월~7월까지 자신의 여비서의 허벅지와 허리 등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신병을 이유로 현재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김 회장은 그룹 임원진을 통해 그룹 회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대신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은 “본인이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면서 “무엇보다 동부그룹의 주주와 투자자, 고객,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의 문제로 회사에 짐이 되는 것은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해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도 정작 피해 여비서에 대한 언급은 생략했다.

김 회장을 상습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여비서는 비서로 재직하는 3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김 회장이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고 추행한 것도 부족해 “너는 내 소유물이니 반항하지 말라”는 발언까지 했다며 고소했다.

오너의 여비서 성추행 논란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부그룹은 올해 국내 재계순위 35위로 지난 1969년 미륭건설(現 동부건설)로 출발한 동부그룹은 동부고속을 비롯해 동부투자금융(現 동부증권)과 동부화재, 그리고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순위 10위까지 키워냈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으로 몸집을 키워낸 동부그룹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낸 철강과 반도체사업이 잇따라 적자손실을 지속하며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서 그룹의 전신인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며 재계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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