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일본 전문 기자] 일본에서 인공지능(AI)으로 당뇨병 환자가 6개월 이내에 합병증이 발생할지 여부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나왔다.

NHK 등 20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후지타보건위생대학(藤田保健衛生大?) 등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등 약 13만 명의 의료기록 데이터 추이와 2500만개 이상의 논문 등을 AI에 학습시켜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糖尿病性腎症)’ 발병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심근경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에 의해 신장 사구체가 손상된 상태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단백뇨가 나타나고 계속 진행될 경우 노폐물 배설이 어렵고 몸이 부으며 혈압이 오르는 요독증이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당뇨병 환자의 의료기록 데이터를 입력하면 6개월 내에 당뇨병성 신증이 발병할지 여부를 예측한다. 과거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사한 결과 예측 확률은 71%에 달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성 신증을 예측할 수 있다면 필요에 따라 약물을 바꾸거나 영양 지도 횟수를 늘려 증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예측확률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후지타보건위생대학의 스즈키 아츠시(鈴木敦詞)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은) 모든 데이터를 파악해 질병 진행을 조기에 예측하기 어려웠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예측에 근거한 치료와 대책이 가능하다면 기존 의료에 변화가 있을 것이며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 일본, 의료분야에 AI 응용 연구 활발

최근 일본에서는 의료분야에 AI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일부 기술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CT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켜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화상 진단 지원' ▲대량의 논문정보 등을 활용해 가능성이 있는 병명(病名)을 제시하는 '진료·치료 지원' ▲AI를 통해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을 기존보다 신속하게 찾는 '의약품 개발' 등이다.

특히 진료·치료 지원 분야는 전자의료 기록에 포함된 대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기술로 질병 진행을 예측하는 등 이번 당뇨병 합병증 예측과 같은 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 분야의 AI 도입은 발병 전에 예방 대책을 강구할 수 있어 기존 의료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중증 환자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쿄의대 미야노 사토루(宮野悟) 교수는 “AI의 의료현장 도입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미지를 분석해 질병을 발견하고 수술을 지원하는 등 AI는 의료 시스템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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