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내가 어떤 집을 방문하든지 오로지 환자를 돕는 일에만 힘쓸 따름이고 고의로 어떤 형태의 비행을 일삼거나 피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로 저지르지 않겠으며…[중략]…내 일생동안 나의 의술을 베풀면서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의료의 윤리적 지침으로 의대 과정을 마치고 정식 의사가 될 때 손을 들고 읊는 대표적인 선서문이다.

<데일리포스트 송협 편집국장>

고대 그리스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가 정의한 의료의 윤리적 지침서, 까마득한 고대 시대에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가져야 할 품위와 윤리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돈’에 눈이 뒤집힌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 스스로 자신들은 전문의라고 칭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위급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우고 있는 또 다른 의사들의 시선에서 볼 때 그들은 장사꾼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 거리를 빼곡하게 채워 넣은 빌딩은 보기에도 현란한 ‘성형외과’ 간판들로 채워져 있다 보니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빌딩 숲을 연상케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중 다수는 성형관광을 목적으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의 성형외과의 글로벌 마케팅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 어떤 박색(薄色)이 찾아오더라도 순식간에 연예인으로 만들어내는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을 보면 오 마이 갓! (Oh My God!)이 터져 나온다.

소위 신의 능력을 가진 성형외과 의사들이 기계처럼 찍어낸 쌍둥이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누가 봐도 딱 알아볼 것 같은 어느 병원에서 창조한 성형술, 이제는 강남 거리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 곳곳에서도 강남의 X병원의 창조물은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광고를 쏟아냈으면 국내외 환자들로 강남의 성형외과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나. 쏟아지는 환자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한때 논란이 됐던 유령수술도 유행처럼 성행하면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했다.

돈만 벌수 있다면 그깟 히포크라테스 정신은 내다버린 지 오래다. 오직 돈을 위해 멀쩡한 환자의 가슴을 들어내고 얼굴을 깎아내기 위해 댓글대행사, 뽀샵 대행사, 블로그 대행사,? PR 대행사에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내는 성형외과를 보면 길거리 난전(亂廛) 장사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공정위에 적발된 6곳의 성형외과 ▲시크릿 ▲페이스라인 ▲오페라 ▲닥터홈즈 ▲팝 ▲신데렐라 역시 ‘의술’은 없다. 오직 ‘돈’을 위한 ‘상술’에 집착했을 것이다.

‘성형외과는 돈’이라는 상술이 극성을 부리면서 성형외과 전문의 자신들이 그토록 경멸하는 ‘비전문 의사’들이 자신들의 시장을 넘보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거품을 통해 환자 모집에 혈안이 됐을 것이다.

사진과 달리 색조화장과 서클렌즈, 뽀샵을 바탕으로 성형의 효과를 부풀리거나 객관적 근거도 없음에도 1만회 이상 수술 노하우를 보유했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한 이 양심없는 성형외과 의사들은 어쩌면 길거리 장사치만도 못한 돌팔이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에 눈이 뒤집혀 온갖 상술과 기만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일부 성형외과 원장들, 전쟁과 내전 속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인술(仁術)을 펼치고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숭고한 삶을 바라보면 부끄럽지 않은가? 그들이 바로 진짜 의사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